취임 1주년 맞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기자회견
도내 학생 자살률 급증···"다양한 사고 인정할 수 있는 교육환경 중요"
이석문, "한 개의 질문에 백 개의 생각을 존중하는 교육 만들 것"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다양한 생각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Newsjeju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다양한 생각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Newsjeju

취임 1주년을 맞아 이석문 교육감이 꺼내든 이야기는 "달나라에 토끼가 살아요?"라는 아이들의 질문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 있는 발언인데 내면을 들여다보면 심오하다. 아이들의 다양한 사고와 이야기들을 인정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위기에 처한 아이들(자살, 학교폭력 등) 마음 속 밑바닥에 깔린 근원은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이라는 이석문 교육감의 진단이기도하다. 

1일 오전 10시30분 이석문 교육감은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이석문 교육감은 최근 급증한 학생들의 자살률과 학교폭력 등에 대해 언급했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도내에서 총 4명의 학생(중학교 2명, 고등학교 2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 2014년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슬로건을 들고 교육감에 당선 후 '이석문 시즌 1' 기간동안 집계되지 않던 자살율을 생각해보면 갑작스런 증가율이다. 

도교육청은 올해 4월~5월 두 달간 도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서행동 특성검사'에 나섰는데, 심리지원이 필요한 관심군 학생들이 1418명(5.4%)으로 나왔다. '자살위험군' 분류 학생은 359명이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슬로건 아래 이석문 교육감은 시스템 개편을 추진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의 청소년들이 잇따라 나오는 이유를 그는 "근본적인 교육의 한계"라고 말했다.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다양한 생각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Newsjeju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다양한 생각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Newsjeju

"달나라에는 토끼가 살아요?" 이석문 교육감은 해당 질문을 앞세웠다. 보편적인 교육은 이런 질문을 부정한다. 엉뚱한 질문으로 치부하며 아이들의 다양성이 묵살되는 것이다. 

이 교육감은 '달나라에 토끼가 사느냐?'고 묻는 질문도 다양성을 인정하고, 되묻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학교폭력 등 아이들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것은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내재된 것"이라며 "아이들이 학교 수업과정에 다양한 사고와 인정받을 수 있는 평가환경 등 학교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포함한 어른들은 학창시절에 자신의 의견을 인정받지 못했었다"며 "이것은 평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내세웠다. 

학교성적만 우선시되는 교육 역시 꼬집었다. 

그는 "저는 교육운동을 시작한 것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는 취지였다"며 "그런데 최상위권 아이들조차 성적이 강요되는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이 교육감은 또 "지난 3년 간 발생되지 않았던 자살률이 올해 집중 발생하는 것에 대해 모든 시스템 점검 중에 있다"며 "(위기에 처한 학생들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아픔이다"고 했다.

근본적 혁신을 위해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한 개의 질문에 한 개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교육이 아닌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한 개의 질문에 백 개의 생각을 존중하는 교육을 뿌리 내리겠다"고 했다. 

끝으로 이 교육감은 "교권이 바로서야 대책 역시 바로 세울 수 있다"며 "흔들리지 않는 교권을 위한 노력도 최선을 다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다양한 생각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Newsjeju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다양한 생각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Newsjeju

한편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 실현으로 과거의 경쟁과 서열, 성적 중심의 문화에서 배려와 협력, 행복의 가치로 탈바꿈 할 뜻을 밝혔다. 

이날 이석문 교육감은 "지난해 7월1일 제16대 제주도교육감으로 취임, '아이들이 존중받는 제주교육 실현'을 약속했다"며 "평가 혁신과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지원 혁신, 리더십 혁신 등 3대 혁신을 담대하게 추진해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공부도 잘하는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정책 하나하나가 처음 가는 길이었지만 도민들의 아낌없는 성원과 교육 가족들의 노고가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석문 교육감에 따르면 취임 후 도내에 교육 관련 긍정적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우선 제주와 대구광역시교육청, IB가 '국제 바칼로레아 한국어화' 추진을 확정했다. 지난 2017년부터 논의된 한국어 IB DP는, 2022년에 시행되는 중장기적 정책이다. 

이 교육감은 "근대 교육 100년 이래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큰 변화가 이뤄진 것"으로 "아이들이 존중받는 교육이 제주에서부터 구체화되고 현실화될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유·초·중·고 무상급식으로 교육복지특별도 완성의 기반도 마련됐다. 2020년부터는 고등학교를 포함한 중‧고등학교 무상 교복도 전면 시행된다. 

고교체제개편 역시 좋은 긍정적 변화가 보인다. '연합고사 폐지'는 지역 균형 발전에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연합고사 시행 당시 나타났던 읍면지역에서 제주시 동지역 유입 흐름이 줄었고, 일부 중학교 쏠림 문화도 사라졌다. 

이석문 교육감은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이 실현될 때, 100년의 희망은 현실로 완성될 것"이라며 "아이들을 힘들게 했던 경쟁과 서열, 성적 중심의 문화를 과거로 흘려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 제주교육에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도민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다면 24시간 전화 상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청소년전화 1388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 한국생명의전화 1588-9191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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