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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동 주민자치위원장 김형진

스페인 투우에서는 마지막 일전을 앞둔 투우장의 소가 잠시 쉬면서 피로와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카렌시아)을 마련해 둔다. 우리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잠시 휴식을 취하고 숨을 고르고, 삶의 복잡한 관계에서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공간 즉 “카렌시아‘가 필요하다.

외도동에도 케렌시아가 있다. 그곳은 바로 월대천이다.

월대천은 예로부터 신선들이 모여 달이 동쪽에서 솟아오를 때 맑은 물에 비친 달 그림자를 구경하며 즐긴 누대라는 의미로 ‘월대(月臺)’라 이름을 불리었다고 한다.

옛 선비들은 이곳에 나와 밤 정취를 즐겼으며, ‘월대’란 비석을 남겼다. 비신(碑身)의 높이는 72cm, 너비상단 38cm, 하단 36cm, 두께 13cm이며, 뒷면 여러 사람의 이름과 아울러 측면에 ‘乙丑三月 洪鐘時 書’라 새겨져 있어 1925년에 세워졌음을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는 삼별초가 제주에 주둔해 있는 동안 주보급항이었던 포구이기도 하다. 1271년 삼별초 김통정 장군이 귀일촌에 항파두성을 쌓으면서 이곳을 해상보급기지로 삼았다고 한다.

월대천에서는 외도동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하고 외도동자생단체 및 마을회에서 주관하는 외도동 최대의 행사인 월대천 축제가 매년 개최된다.

2013년 외도동 10개 마을의 박람회로 시작한 월대천 축제는 매년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로 주민들의 소통의 한마당으로 자리매김을 해 나가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월대천을 중심으로 2019. 7.27.(토)부터 7.28.(일) 양일간 월대천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월대천축제는 마을주민들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축제, 대부분이 출연자들이 주민자치센터 운영프로그램의 참가자와 마을 자생단체들로 이루어진 말 그대로의 주민들의 축제라는 특색을 가지고 있으며,

방문하는 이들에게 외도를 알리고, 외도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외도동의 모든 주민들이 하나되어 수개월전부터 준비하는 축제이다.

올해는 어린이그림 그리기 대회를 시작으로 테우체험, 어린이 오케스트라 공연 등 지역주민은 다함께 어우러져 좋은 추억, 아름다운 추억, 사랑스러운 추억을 공유 할 수 있었으며,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는 한여름의 열기를 식히고 함께 참여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

월대천 축제의 또 다른 묘미는 바로 외도물길 20리 탐방이다.

외도물길 20리는 외도동 지역의 알작지, 마이못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고 있는 관광지와 고려시대 유명사찰인 수정사터, 조공포지, 납세미물 등 역사적 배경을 간직한 문화유적지를 잇는 8㎞를 탐방로로 조성하고 월대천 축제 기간 중 이 탐방로를 걷는 행사로써 자연과 역사가 살아있는 외도동을 직접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에 지친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다.

바다와 한라산 계곡물이 만나는 시원한 맑은 물이 흐르고, 270여년 된 해송과 팽나무가 물위로 늘어져 선경을 자아내고, 냇물에는 은어들이 노닐고 달이 뜨면 운치가 있어 옛 선인들이 모여 맑은 물에 비친 달 그림자를 구경하며 풍류를 즐겼다는 월대천을 천천히 걸으며 바람과 물결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제대로 된 케렌시아를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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