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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주민센터 문미옥

퇴근길에 새로 건물을 짓는 공사 현장이 생겼다. 무심히 지나다녔는데 어느 날 보니, 공사장 앞에 차량이 주차되어있었다. 비록 주정차 단속 구역이 아닌 이면 도로였지만 공사장 펜스 옆으로 주차된 차량은 1차선 도로 전부를 차지하였다. 다음날 밤에는 한 대였던 차가 두 대가 되어있었다.

오죽하면 거기 앞에 주차를 했으랴 생각이 들면서도 한 사람의 무질서한 행동으로 인해 그 일대를 지나가는 수많은 차량이나 사람들은 많은 불편을 겪는다. 그뿐만 아니라 무질서는 무질서를 불러들여 도로를 사유화하여 주차를 하는 차들은 몇 대 더 늘어났다.

얼마 전 환경 정비 활동을 하다가 무료공영주차장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일회용 컵, 담뱃갑, 각종 음료수 병, 배달음식 포장지 등 버려진 것들은 대부분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차에 있던 쓰레기였다. 이날 주운 쓰레기는 공공용 봉투 50리터 3장이 넘었다. 내가 만약 그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이었다면 공영주차장을 없애라고 건의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문득, 예전 공익광고가 생각난다. “우리나라에 버렸습니다. 내 차가 더러워 질까 봐 우리나라에 버렸습니다. 내 집에 냄새가 날까 봐 우리나라에 버렸습니다. 내 돈 드는 게 아까워 우리나라에 버렸습니다.” 우리가 행하는 무질서는 우리의 삶의 터전 제주에 가해지는 것이다. 스스로 우리의 제주도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제주시에서는 환경·교통·도로분야 3대 기초질서의 시민 주도적 확립을 위하여 「모두의 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나 혼자만 편하고 좋자고 하는 게 아니라 시민 모두가 행복하고 편안한 도시를 만들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불편을 감수하고 이기심을 버리는 작은 선한 행동들이 필요하다. 일회용품 안 쓰기, 주변 주차장 이용하기, 인도·횡단보도 위 주·정차 안 하기, 내 집·상가 앞 도로 위 물건 적치 안 하기 등 제주시민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7살짜리인 내 아들도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누가 버렸어요? 왜 버렸어요? 버리면 안 되는데~ ” 무수한 질문을 쏟아낸다. 기초질서 지키기는 어려운 것이 아닌 어린아이도 알 수 있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본다. 나는 내 아들의 질문에 부끄럽지 않게 대답할 수 있는가? 여러분도 같이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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