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제도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 도출돼

1000점 중 가장 중요한 사회문화환경 요인 200점 불과, 평가 내용 항목 논란...
양기철 국장 "초안일 뿐, 지적사항 수렴해 얼마든지 개선할 것" 밝혀

제주특별자치도가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위탁했던 '제주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제도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최근 도출됐다.

그간 원희룡 제주도정은 카지노 산업 관리를 위해 선진국에 준하는 제도개선을 마련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 왔으며, 이번 연구용역 결과물은 그렇게 나가기 위한 초석이다.

허나 이번 연구용역 결과물을 두고 벌써부터 말들이 많다. 이를 심사하게 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이 하나같이 평가내용으로 제시된 배점표와 심의위원회 구성에 많은 의문을 던졌다.

공사 중인 드림타워. 롯데관광개발은 드림타워가 준공되면 기존의 카지노 사업장을 이곳으로 확대 이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공사 중인 드림타워. 롯데관광개발은 드림타워가 준공되면 기존의 카지노 사업장을 이곳으로 확대 이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요약된 연구용역 결과물을 보면, 평가내용은 1000점 만점에 800점 이상과 각 평가부문에서 모두 600점 이상을 받으면 적합 판정을 받게 된다. 평가부문은 ▲지역사회 영향 ▲지역 기여 ▲도민의견 수렴 등 3가지다.

평가 결과 800점 이하여도 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전체 점수가 600점 이상이면서 각 부문도 600점 이상이면 보완 및 재심의 또는 조건부로 적합 판정을 받는다. 600점 미만으로 평가될 경우에만 부적합 판정을 받는다.

문제는 이러한 평가 방법이 아니라 평가 내용에 있었다.

3가지 평가부문 중 지역사회 영향 배점은 500점, 지역기여 200점, 도민의견 수렴 300점이다. 이 가운데 지역사회 영향 중 경제적인 면에 300점이 할당된 반면, 사회·문화·환경적 요인엔 200점이 배정됐다. 이것이 도의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지역사회영향에서 가장 무게치를 둬야 할 건 '경제적'인 부분이 아니라 '사회·문화·환경적' 요인이기에 여기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게다가 경제적인 요인은 '지역기여도(200점)'와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고, 평가 심의위원회 구성 자격도 대부분 카지노 관련 종사자들이 많아 이대로면 사업자에게 허가를 내주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는 질타가 잇따랐다.

이러한 지적에 양기철 제주자치도 관광국장은 이번 안은 순전히 '초안'일 뿐이며 의회와 의견조율을 통해 얼마든지 수정이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 문종태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1동·이도1동·건입동). ©Newsjeju
▲ 문종태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1동·이도1동·건입동). ©Newsjeju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1동·이도1동·건입동)이 이 평가 내용을 두고 세세하게 따져 들었다.

문 의원은 "평가지표를 보면 이전허가를 내주기 위한 결과물로 보여진다"며 "가장 중요한 사회·문화·환경적 요인에 200점만 뒀는데, 내용을 보면 주거권 50점, 학습권 50점, 사회문화적 영향에 50점, 환경영향 50점뿐으로 전체 20%만 차지한다. 이래도 되는 거냐"고 물었다.

이어 문 의원은 "경제적 영향 300점에 지역기여 200점은 서로 연계되는 게 아니냐. 가장 중요한 사회·문화·환경을 200점으로 최소화시켜 버렸다"며 "드림타워 반경에 유치원을 포함해 학교가 15개나 있다. 421개 학급에 학생만 1만 1000명이다. 그런데도 학습권이 달랑 50점. 5%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 의원은 "평가 심의위원회 구성자격도 봤더니 대부분 카지노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래서 제대로 심사나 할 수 있겠느냐"며 "이대로면 그냥 신규든 확장이전이든 그냥 되는 게 아니냐"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에 양기철 국장은 "용역진이 나름대로 고려해 만들긴 했지만 하나의 안에 불과하다. 영향평가가 조례로 제정되려면 충분한 논의 후 지적한 부분이 반영돼야 한다"며 "심의위 구성 지적엔 저도 같은 의견이다. 사회·문화·환경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는 부분은 필요하다면 반영하겠다. 이건 절대적인 안이 아니"라면서 확정된 안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양 국장은 "800점 이상 받았다고 해도 자동으로 변경이전이 허가되는 것도 아니다. 이건 여러 요건 중 하나일 뿐"이라며 "제일 중요한 건 도의회나 도민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도의회와의 의견수렴 일정은 조율해 보겠다고 답했다.

문 의원이 "8월이 비회기라 9, 10월로 넘어가면 안 된다. 랜딩카지노 경우처럼 미리 종사자 다 뽑아놓고 해버리면 의회에 엄청난 압박이 들어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안 된다"며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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