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감독과→카지노정책과로 변경, 무슨 의도?
제주자치도, 하반기 조직개편 통해 카지노 산업에 대한 '육성' 의중 드러내기 시작해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감독과가 이번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카지노정책과'로 명칭이 변경된다.

이를 두고 '규제' 일변도에 있던 원희룡 제주도정이 카지노 산업을 '육성' 차원에서 정책을 전환하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 이경용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위원장(무소속, 서홍·대륜동). ©Newsjeju
▲ 이경용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위원장(무소속, 서홍·대륜동). ©Newsjeju

이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가 3일 제357회 임시회 1차 회의에서 이경용 위원장이 "이제 정책이 변경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양기철 관광국장의 답변에 따르면, 카지노정책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예하부서가 산업계와 관리계로 나눠진다. 즉, 이제부턴 카지노를 산업적 측면에서도 살펴보겠다는 의중이다.

이 위원장은 "이젠 카지노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도 바라봐야 할 시기"라면서 "두 가지를 동시에 보겠다는 의지인 거 같은데 문제는 대형카지노라는 개념이 아직도 없다는 거다. 제주에 맞는 대형카지노의 면적은 얼마여야 하나. 제주가 추구하는 곳이 싱가포르라면 그곳의 카지노 정책을 파악하고 지금쯤 만들어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양 국장은 "관리감독이나 육성을 하려면 현재의 조례 상으론 턱 없이 모자라다. 상위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위에서 진전이 없다보니 계획한다해도 성과가 안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위원장이 "오픈카지노 외에 나머지 권한이 다 이양된 게 아니냐"고 묻자, 양 국장은 "원하는 방향대로 하려면 갱신허가제나 양도양수, 변경허가 등에 대한 법령이 개정돼야 하는데 출발 자체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양 국장은 "카지노 제도와 관련해선 오히려 부분적으론 제주도가 문체부보다 앞서 있다. 문광부에서도 카지노 관련해선 업무를 제대로 담당할 인력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 양기철 제주특별자치도 관광국장. ©Newsjeju
▲ 양기철 제주특별자치도 관광국장. ©Newsjeju

이 위원장이 "그러면 권한을 확실히 이양해주던지, 제도개선을 반영해주던지 해야 할 거 아니냐"고 중앙정부를 비판하자, 양 국장은 "이제껏 문광부와 보조를 맞춰왔지만 이대로는 힘들어서 우선 제도개선만이라도 법령을 정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필요한 것들이 다 상위법에 부딪히고만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를 두고 이 위원장은 "이러니 계속 갈등만 커지고 있는 양상"이라며 "이게 안 되니까 계속 이러는 거고, 국무총리나 중앙정부에서 누가 결정해줘야 하는데 문제가 해결 안 되는 것"이라면서 현 정부를 저격했다.

양 국장도 "맞다. 갱신허가제만이라도 제주가 가져온다면 카지노 사업권에 대한 허가취소 처분까지 제주도가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기존 사업장들도 정해진 룰에 의해서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데 그게 안 되다보니 갈등만 쌓여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문광위 차원에서라도 촉구결의안 등을 내야 할 것 같다"며 "이게 해결 안 되면 같은 문제가 반복돼 피로감과 갈등만 쌓여가니, 이 부분에 대해선 의회에서도 논의해보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갑)은 '카지노정책과'로 명칭이 변경되는 것에 대해 "드림타워 카지노에 대한 변경이전 허가가 예상된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이제껏 원희룡 지사의 발언을 되짚어보면 허가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양 국장은 "그렇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변한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양 의원은 "원희룡 지사가 1주년 인터뷰에서 카지노 산업을 감독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정책 관점에서 관리하겠다고 했던데, 특히 규모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이에 양 국장은 "이미 일본 쪽은 불이 붙었다. IR(복합리조트)이라고 해서 관련 법도 통과됐고, 후보지를 고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도 카지노를 산업으로 이끌려고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만 여전히 카지노에 대한 (정책)시각이 없다보니 이를 먼저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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