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jeju
▲ ©Newsjeju

 

서귀포시 생활환경과

읍면환경시설팀 박효진

유리병의 제조과정을 보면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리병의 색깔이 기본적으로 투명하기보다는 초록빛에 가깝다는 것이다. 우리가 접하는 투명한 유리병이 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처리과정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금액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제조원가를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기업들이 왜 굳이 투명한 유리병을 생산하기 위하여 돈을 쓰는 것일까?

그 이유는 투명함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힘에 있다고 생각한다. 투명한 유리병은 내용물을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 신뢰감을 준다. 그 뿐만이 아니라, 투명한 유리병은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맑고 깨끗한 아름다움이 있다.

필자는, 첨렴이 투명한 유리병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현실에서 마주하는 채용비리, 직장 내 갑질, 뇌물수수 등의 모든 문제에 바탕에는 숨기고, 감추고자 하는 조직 문화와 개인의 욕심이 있다. 유리병 같이 투명하고 깨끗한 마음가짐을 한 공직자에게는 애당초 그런 문제가 들어설 수가 없다.

‘목민심서(牧民心書)’의 율기육조(律己六條) ‘청심(淸心)’을 보면, 말 그대로 깨끗한 마음가짐에 대한 글귀를 찾을 수 있다.

「 옛날부터 지혜가 깊은 자는 청결로써 교훈을 삼고 탐욕으로써 경계를 삼지 않은 자가 없었다. 목민관이 청결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그를 도둑으로 지목하여 마을을 지나갈 때에 더러운 욕설이 높을 것이니 부끄러운 일이다. 뇌물을 주고 받는 것은 한밤중에 한 일이 아침이면 드러난다. 비록 물건이 사소하다 하더라도 은정(恩情)이 맺어 졌으니 사사로운 정이 오고간 것이다. 청결한 벼슬아치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가 지나가는 곳의 산림이나 천석(泉石)도 모두 그 맑은 빛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무릇 물건이 고을에서 나왔다면 반드시 고을의 폐단이 되는 것이다. 하나라도 가지고 들어가지 않아야만 청결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의 청심(淸心)과 앞서 언급한 투명한 유리병 같은 마음가짐에는 일맥상통하는 한가지가 있다. 그 것은 바로 청렴이다.

나는 오늘, 책상위에 놓인 유리병에 담긴 물을 마시며, 내가 마주하는 민원인 앞에서 유리병처럼 투명하고 깨끗한 공직자가 되겠다고 다짐해본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