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에 기본계획 수립 후 내년 상반기에 착공 예고
전 세계적인 테마공원 조성 방향 찾기 위해 전문가 자문회의 개최

▲ 제주신화역사공원 J지구 사업부지 조감도. ©Newsjeju
▲ 제주신화역사공원 J지구 사업부지 조감도. ©Newsjeju

제주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의 핵심인 '신화(myth)'를 담아낼 J지구에 대한 그림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문대림, 이하 JDC)는 18일 JDC 본사에서 J지구에 대한 조경과 경관, 관광, 운영 및 관리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청해 자문회의를 가졌다.

제주신화역사 테마공원 사업은 제주의 신화와 역사를 중심으로 해당 사업부지를 제주의 오름 형태로 형상화하고, 광장과 정원, 예술인 마을 등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부지는 27만 5462㎡(약 8만 3327평)에 이르며, 토지매입비 등을 포함해 약 800억 원(기존에 투입된 예산 제외)이 투자된다.

전체적인 기본 컨셉트는 제주의 신들이 '땅에서 솟아났다'는 특성에 착안해 신화의 섬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겠다는 구상이다. 허나 제주도민들조차도 제주의 신화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감안해 직접적인 설명보다는 정원이나 공공미술 등을 통해 '신화'를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8만 3000여평의 부지는 ▲솟을마당 ▲신화의 숲 ▲신화의 뜰 ▲신화역사마을 ▲기반시설 등으로 구분돼 조성된다. 

'솟을마당'엔 솟아나는 신들과 조우한다는 이미지를 담아내기 위해 압도적인 크기의 신화 속 모습을 구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간헐천을 모티브로 한 샘과 용암을 형상화하고 태고적 제주의 지형모습을 재현할 방침이다.

'신화의 숲'은 솟아난 신들의 제주신화를 예술(정원이나 공공미술 등)로 형상화하고,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위한 놀이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해설사들도 배치된다.

'신화의 뜰'은 제주신화 속 '서천꽃밭'을 대지예술과 초화류의 대규모 식재로 표현된다. 지역의 예술작가와 학생들의 공공미술작품으로 채워진다. '신화역사마을'은 제주의 신화와 역사를 구현한 지역예술가들의 공방과 예술거리로 조성된다.

▲ 제주신화역사공원 내 J지구 토지이용계획도. ©Newsjeju
▲ 제주신화역사공원 내 J지구 토지이용계획도. ©Newsjeju

이날 자문회의엔 임승빈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명예교수와 조경진 환경대학원 교수, 닐 커크우드 하버드대 디자인대학원 교수가 조경 분야 전문가로 참여했다. 경관 분야엔 한국경관협회장인 주신하 서울여대 조경학교 교수가, 관광 분야엔 고동완 경기대 교수, 운영 분야에 이근향 서울식물원 전시교육과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제주의 신화 및 역사 구현에 주안점을 두고, 현재 추진 중인 설계의 방향성과 내용, 정원박람회 개최 및 운영방안, 주요 공간 세부 연출계획 등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게 된다. 자문회의는 총 3회에 걸쳐 진행되며, 이날 회의가 첫 자리다.

자문회의에서 조경 분야의 전문가인 닐 커크우드 교수는 제주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아일랜드와 많은 면에서 닮아 있다고 말했다.

닐 교수는 "그 어느 곳보다 전통의 전통성이 있는 곳이 제주다. 요즘 추세는 정통성을 기반으로 지역과 연계해 개발하고 있다"면서 "(제가)전 세계 각지를 다니며 연구해왔는데 최근 아일랜드에서 연구했던 한 장소가 제주와 매우 비슷하다. 강한 바람이 불고 보는 곳마다 장관이 펼쳐져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닐 교수는 "아일랜드의 전통과 헐리우드 영화(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가 만나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서 "제주 역시 글로벌한 세계적 관광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 이날 제주신화역사 테마공원 전문가 자문회의에 참석한 닐 커크우드 하버드대 교수(왼쪽)와 이성호 관광사업처장. ©Newsjeju
▲ 이날 제주신화역사 테마공원 전문가 자문회의에 참석한 닐 커크우드 하버드대 교수(왼쪽)와 이성호 관광사업처장. ©Newsjeju

특히 닐 교수는 신화(myth)와 미신(superstition)이 같은 뿌리임을 볼 때, 한국에도 아프리카만큼이나 무속신앙이 많아 이를 잘 활용하면 매우 훌륭한 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닐 교수는 그런 연유로 이 프로젝트가 매우 구체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면서 "내가 태어난 곳이 어떤 곳인가를 알게 되는, 자아를 찾아가는 공간으로서의 조경도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아이디어를 담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닐 교수는 이날 자문회의에서 거론된 내용에 대해선 "컨셉 자체는 좋은데 워낙 많은 업체가 참여해 다양한 설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게 문제"라면서 "이걸 어떻게 조직적으로 잘 융합해서 진행해 나갈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짚어냈다.

전문가로서의 조언을 묻자, 닐 교수는 "이 프로젝트는 다른 지역의 아이디어를 빌려와 만드는 게 아니다. 주제는 잘 설정했다"며 "정통성의 전통을 계승하려는 지역사회 주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는 협력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닐 교수의 제주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한국에만 42차례나 왕래했으며, 9개월 동안 거주하면서 한국을 오랜 기간 연구해 온 학자다. 하버드 내에 한국연구소가 있는데 이곳에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 조경,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관심이 높다고 소개했다.

▲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Newsjeju
▲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Newsjeju

한편, 이 사업은 2018년께 준공될 것을 목표로 추진돼 왔었으나 '신화'는 온데간데 없고 숙박시설만 난무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사업계획을 수정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9월께 J지구 개발사업에 대한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JDC 이성호 관광사업처장은 "애초 사업승인 받은 계획이 제주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돼 2017년부터 고민해왔다"면서 "지난해 4월에 기본 틀을 잡아 기본설계를 발주했고, 현재는 신화 관련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얻어 기본설계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성호 처장은 "제주신화와 역사에 대한 계획은 잘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정원 조성이 관건"이라면서 "제주의 역사와 신화를 주제로 한 정원이 세계적인 공간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자문을 거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일정은 기본·실시설계 용역 및 관련 인허가를 올해 중에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인 조성공사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전체적인 준공시점은 2022년 5월, 그 때 쯤에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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