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참여정부가 출범시킨 '제주특별자치도'가 손을 잡았는가.

그랬다면 '아이러니'다.

이례적으로 잠잠하던 한나라당 제주도당이 특별자치도 제2차제도개선문제에 대해 김태환 지사보다 한 술 더 떠 흥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태환 지사가 '의식혁파와 도민통합'을 모토로 '뉴제주운동'을 펼치기 시작해도 '소 닭 보듯이 하던' 한나라당이 가장 난관에 봉착한 시점에서 김지사를 거들고 나섰다.

무엇인가 교감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제주도를 순수한'사랑하는 마음'에서 한나라당 '성명'이 나왔는가는 차치하고 라도 새해 벽두에 김지사를 한나라당이 '지원'하는 '손짓'이 나왔다는 것은 무엇인가 '교감'이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김 지사는 20일 한나라당이 성명을 발표하기 전 오전에 제도개선 문제에 언급, '차별화 전략'으로 갈 것임을 밝혔다.

중앙정부에 '사정하는 전략'이 아니라 '특별도'라는 명분을 내세워 '차별화'로 당당히 요구하는 '전략'으로 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무엇인가 당당한 표정이었다. 한나라당 제주도당 성명은 이날 오후에 나왔다.

물론 이전부터 김지사는 '특별자치도는 참여정부가 출범시킨 제도이기 때문에 현 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는 말을 한 예가 있다.

최근에 그 말에 대한 강도가 높아지고 회수가 잦아지기도 했었다.

20일 '차별화 전략'으로 간다는 말도 실은 참여정부에 '압력을 넣겠다'는 말의 다름아니다.

그러한 말을 한지 몇시간 안돼 한나라당 제주도당이 '참여정부가 제주특별자치도를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정책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것으로 내세워 제주도민들에게 환상을 심어 놓고는 이제는 국가이익훼손과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배신하려 하고 있다'고 강도높은 비난을 퍼붇는 성명을 내고 있다.

이제까지는 방관내지는 오히려 폄하쪽에 섰던 한나라당제주도당의 돌변한 모습이다.

김 지사에게 손을 내미는 것인지 김지사가 '최선'아니면 '차선'을 찾는 것인지 모른다.

물론 김 지사는 현재는 당도 없는 정치판에서는 '외톨이'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왕따 신세'다.

거기에다 공무원선거개입 상급심사건까지 얽혀있어 이러한 '성명'이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처지에 큰 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도 지난 5.31선거에서 전국을 휩쓰는 선거판에서 제주도와 전라도에서만 쓴잔을 마셨다.

그것도 전라도에서는 민주당이라는 당이 있어 패했지만 유독 제주도에서는 당도 없는 무소속 김 지사에 패해 그 아픔이 남다를 것이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기에 공을 안 들일 수가 없을 것이다.

늘 선거판도에서 제주도가 '여론의 시금석'이 돼 왔다는 것도 한나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이러한 정황으로 볼때 한나라당도 다른 곳보다 제주도에서는 갈 길이 급하다. 김 지사도 급한 것은 마찬가지다. 우선 급한 것이 내일 열리는 마지막 마지노선인 제2차제도개선에 대한 장관급회의인 '지원위원회'의 결과다.

여기에다 3월이면 열리는 공무원선거개입에 따른 광주고법 상급심이다. 걸려있는 문제가 이것만이 아니다. 어쩌면 혼자로써는 감당해내기 힘든 상황이다.

이때를 노렸을까. 한나라당이 김태환 지사의 마음을 '풀어주는'성명을 내놨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소 닭 보듯이 하던' 한나라당 제주도당의 성명은 누가 누구에게 필요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시의가 맞춰졌다는 것에 그 의미가 더욱 큰 것 같다.

김태환 지사와 한나라당은 어차피 '애증'관계에 있다. '사랑이 있어야 미움도 있는 것'처럼 '사랑'이 없으면 '미움'도 없다.

한나라당도 그러한 관계때문에 '성명'을 발표한 것은 아닌가. 현재로서는 두고 볼 수 밖에 없다.

그 '애증관계'가 어떻게 풀어져 갈지 그 갈래를 보는 것은 멀지 않은 장래가 될 것은 아닌가.

그 실타래를 풀려는 첫 매듭이 풀어지는 것 처럼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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