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첫 재판 "살해 및 은닉 인정"
고유정 첫 재판 "살해 및 은닉 인정"
  • 박길홍 기자
  • 승인 2019.07.2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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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측 향후 고유정의 계획범행 입증 관건
고유정, 사체 은닉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
▲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사체를 손괴 및 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에 대한 첫 재판이 드디어 시작됐다. ©Newsjeju
▲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사체를 손괴 및 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에 대한 첫 재판이 드디어 시작됐다. ©Newsjeju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사체를 손괴 및 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7)에 대한 재판이 드디어 시작됐다. 

고유정 측 변호사는 첫 재판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고 은닉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여전히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재판을 통해 검찰 측이 고유정의 계획범행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고유정 사건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에 고유정은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이날 고유정의 공판이 열린 제주지법 201호 법정 입구 검색대에는 방청권을 배부 받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많은 시민들이 몰렸다.

201호 법정은 입석 10석을 포함해 총 77석으로, 방청권 배부는 소송 관계인과 제주지법 출입기자들에게 우선 배정됐으며 이후 일반 방청객에 한해 선착순으로 배부됐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공판 일정과 증거채택 여부 등 향후 공판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미리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방법에 관해 사전에 논의하는 절차를 말한다.

공판준비기일의 개최 횟수는 제한이 없으며 재판부가 사안에 따라 결정한다. 공판준비기일이 끝나면 정식 재판이 시작된다.

피의자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전환된 고유정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3가지다. 그간 검찰은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뒤에도 특별수사팀(팀장 부장검사 우남준)을 꾸려 사건을 다시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특별수사팀은 경찰 수사를 토대로 고유정의 범행 동기, 범행 방법 등을 규명하기 위해 주요 범행 도구에 대한 DNA 재감정,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결과 재분석, 추가 압수수색, 고유정의 현 남편 추가 조사 등 보강수사를 벌여왔다.

 

# 검찰 측 향후 고유정의 계획범행 입증 관건

무엇보다 이번 재판에서 가장 큰 쟁점은 검찰 측이 고유정의 계획범행을 어떻게 입증하느냐 하는 점이다. 검찰의 입장에서는 '시체 없는 재판'이 가장 큰 부담일 터.

그러나 검찰은 애초부터 "공소사실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여왔다. 고유정은 경찰조사에서부터 줄곧 피해자에게 성폭행을 당해 이를 방어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검찰은 여러 증거들을 토대로 계획 범행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공판준비기일에서도 고유정 측 변호인은 우발적 범행을 내세우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성폭행을 시도하려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변호인은 피고인 고유정이 피해자를 살해한 뒤 손괴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이용해 식도로 살해한 공소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살해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 또한 피해자와의 이혼 과정에서 피해자를 증오의 대상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우발적 살해를 증명할 만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반면 검찰은 계획 살인에 대한 증거로 고유정의 문자메시지 및 인터넷 검색 내역, 졸피뎀 처방 내역, 다량 청소용품 구입 내역, 이불에서 검출된 피해자의 혈흔과 졸피뎀, 줄톱에서 검출된 DNA 등을 꼽았다.  

실제로 고유정은 범행을 실행하기에 앞서 자신의 휴대전화 등을 통해 '니코틴 치사량', '졸피뎀', '제주바다 쓰레기', '뼈강도' 등을 수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검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분에 대해선 고유정 측 변호인도 인정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고도의 평정심을 갖고 펜션 업주와 장시간 통화한 점, 그리고 자신의 몸에 난 상처를 타인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감정 결과와 성폭행을 당한 것처럼 꾸민 문자 내역, 신체 법의학 감정결과를 다음 공판에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피고인이 이혼 과정에서 형성된 왜곡된 적대심과 아들에 대한 비현실적인 집착, 피해자와 주기적 면접 교섭 시 재혼생활의 장애 등을 주요 범행 동기로 꼽았다.

 

# 고유정, 사체 은닉 장소 여전히 함구

변호인은 이날 공판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유정과 접견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눠 봤는데 따로 조사봤는 사건(의붓아들건)도 있어서 아마 심적으로 안정이 안 된 상태 같아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최대한 이야기를 듣고 입장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에 주장했던 내용(우발적 살해)하고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고유정이 사건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추후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준비를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유정은 시신을 어디에 유기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본인(고유정)은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기와 관련해 질문은 했지만 특별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억울한 마음은 있는 것 같다. 가해자로서 그 점에 대해서는 본인의 잘못을 알고 상당히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억울한 마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본인도 속상해하고 억울해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안정이 안 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은 30여분 만에 종료됐으며, 첫 정식 재판은 오는 8월 12일(월) 오전 10시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쯤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구입한 수면제인 졸피뎀을 음식물에 희석한 후 피해자에게 먹인 뒤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고유정은 이후 사체를 손괴한 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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