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5일 교섭단체 국회연설 도중 천안함 침몰사고를 언급하면서 눈시울을 적신 것과 관련, 야당을 비롯해 각계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극치이자 악어의 눈물’(민주당), ‘좌파 주지 등 엽기 발언 후 그동안 한마디의 반성도 사과도 없었던 당사자’(민노당)라는 등의 혹독한 비난을 가하고 있는 것. 일부 네티즌들은 “천안함 사건 후 결과적으로 최대 수혜자가 된 안 원내대표의 보여주기식 눈물”이라는 등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내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 차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선 안 원내대표는 “참으로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시작한다”며 천안함 실종 장병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고(故) 한주호 준위에 대한 명복을 빌었다.

그는 “더 이상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면서 당초 원고에 “참으로, 참으로”라는 말을 연발하며 복받친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그는 이어 “저도 아들 두 명을 군대보낸…, 저로써도”라며 “(구조활동 중단요청 소식)을 듣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고 말한 뒤 급기야 왼 손을 들어 눈가를 닦았다.

연설 내내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며 힘겹게 연설을 마친 안 원내대표를 향해 야당은 그러나 ‘보여주기식’ 연설이라며 혹평을 내놨다.

우제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가식적인 연설을 할 것이 아니라 무능한 정권, 무능한 한나라당, 책임 있는 지휘라인의 교체와 특위 설치를 요구한다”면서 “구체적으로 정국을 이끌 대안제시 없이 야당과 법원, 국회 탓 등 남탓만 하는 여당의 오만과 독선이 그대로 드러난 연설이며, 더군다나 안상수 원내대표는 개인의 구태정치에 대해 침묵하면서 더 큰 대한민국 운운은 다수국민에게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비난했다.

박선영 선진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안 원내대표의 국회 대표연설은 한마디로 교과서적이다. 안 대표의 말대로만 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에 무슨 근심과 걱정이 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엽기발언’의 당사자로서 야당들이 일제히 사퇴를 촉구했건만, 일말의 반성도 없이 국민 앞에서 선다는 것 자체가 집권여당의 무책임한 정치 행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 참으로 개탄스럽다”면서 안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더욱 차갑다. 주요 포털 게시판에는 안 원내대표의 병역면제를 거론하며 ‘비디오 정치, 사진 정치, 쇼 정치’(김OO)라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실제 두 아들을 군대에 보냈지만 정작 자신은 군대를 가지 않았다. 관련해 안 원내대표가 ‘‘좌파주지’ 발언 등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최근 한 방송에서 “(안 원내대표가) 징집영장이 나오면 이리저리 도망 다니면서 피해가지고 결국은 고령으로 군대를 안 갔다. 그렇게 알고 있다”고 주장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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