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사건 진상조사, 그것이 알고싶다 
고유정 사건 진상조사, 그것이 알고싶다 
  • 이감사 기자
  • 승인 2019.08.07 1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일 경찰청, 고유정 사건 부실수사 의혹 등 진상조사 결과 발표 
"일부 미흡한 점 있어···본청 차원 감찰 조사 진행"···박기남 전 동부경찰서장 등 3명 포함
박기남 전 동부경찰서장, SBS '그것이 알고싶다' 등 3곳에 영상 독단적 제공도 조사 
고유정 사건 여파, 경찰청 '종합대응팀' 가동···언론 대응 더욱 까탈스러워진다 
7일 고유정의 얼굴이 공개됐다. 고유정은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 유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7) 사건의 '부실수사' 논란의 진상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의 지침으로 구성된 진상조사팀의 한 달간 결과물 치고는 다소 맥이 빠졌다. '일부 미흡한 점을 확인, 감찰조사를 의뢰했다'는 내용이다. 

진상조사 결과 발표는,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 사건의 초동부실 논란과 함께 박기남 제주청 정보화담당관(전 제주동부경찰서장)의 사건영상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이 관심대상이 되기도 했다.

고유정 사건 속 부실수사 실체와 최종 결론은 감찰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또다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7일 오전 10시30분 제주지방경찰청은 <고유정 부실수사 논란 진상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청에서 내려온 진상조사 결과 문서는 A4용지 1장 분량에 다섯 단락(14줄)이 전부다. 

문서 첫 단락은 "경찰청은 관련기능 합동 현장점검단을 편성해 '고유정 전 남편살인사건' 관련 서류와 수사관계자 확인 등을 진행했다"고 언급했다.

둘째 단락은, "실종 초동조치 및 수사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점을 확인해 수사 책임자를 감찰조사 의뢰했고, 재발방지 위한 제도개선 및 교육 강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달렸다.

'일부' 미흡한 점은 고유정 사건의 초동조치와 압수수색 관련이다.  

▲ '애월읍 연합청년회·읍민일동'과 '중엄리 연합회'가 오후 7시30분쯤부터 제주동부경찰서를 찾았다. 이들은 '고유정 사건'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 등에 대해 항의했다. ©Newsjeju
▲ '애월읍 연합청년회·읍민일동'과 '중엄리 연합회'가 제주동부경찰서를 찾았다. 이들은 '고유정 사건'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 등에 대해 항의했다. ©Newsjeju

앞서 고유정 전 남편살인 사건은 잔혹성과 경찰 수사 과정 부실 논란 등이 포털 사이트에서 뜨거운 이슈가 돼 왔었다. 

수사 논란의 주요사안들은 사건초동수사 부실, 사건 현장 펜션 보존 논란, 의붓아들 사망 논란, 졸피뎀 여부 등이다.

논란이 가중되자 7월1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본청에서 진상조사팀을 구성, 수사과정을 짚어보겠다"며 "조사과정에서 소홀한 부분을 살펴보고,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언했다.

다음날인 7월2일 이연욱 경찰청 킥스(KICS) 운영계장을 중심으로 '진상조사팀'이 가동, 제주도에 내려와 나흘 간 부실수사 의혹을 들여다보고 돌아갔다. 

당시 진상조사팀은 제주동부경찰서 내 형사과, 여성청소년과, 감식반 등을 대상으로 사건 속 잡음들의 사실 관계 등을 확인한 바 있다. 

경찰청의 고유정 사건 진상조사를 토대로 감찰 수사를 받게 된 대상자는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을 필두로 동부서 형사과장과 여청과장 등 3명이다. 

감찰조사 결과는 약 한달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총경급이 포함돼 있어 본청에서 직접 진행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신고 접수 후 초동조치 과정에서 최종 목격자, 목격 장소에 대한 현장 확인이 지연됐다는 점과 압수수색 시 졸피뎀 등 범행물품 인지가 늦어진 점 등이다. 

SBS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27일 오후 11시 10분 1178회 편으로 '고유정은 왜 살인범이 되었나?'를 방영했다. 
SBS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7월27일 오후 11시 10분 1178회 편으로 '고유정은 왜 살인범이 되었나?'를 방영했다.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 경우는 진상조사 범위가 더 늘어났다. 

현 제주지방경찰청 정보화담당관으로 자리를 옮긴 박기남 전 서장은 보직이동 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고유정 체포 동영상 등을 독점으로 제공했다.

'그것이 알고싶다'가 방송 전 예고편으로 고유정 영상이 공개되자 박기남 전 서장은 특정 매체에 추가로 영상을 넘겼다. 경찰이 밝힌 박기남 서장의 추가 영상 발신 언론사는 세계일보와 제주KBS다. 

이 때문이 경찰청은 '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 위반' 등으로 추가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박기남 전 동부서장은 영상을 내부보고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잠정적 결론 냈다.

내부보고 없이 영상을 준 사안과 함께 보직을 이동한 후에도 추가로 영상을 넘긴 것도 문제가 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독점 영상 제공은 제주동부경찰서장 당시 이뤄진 일이나 나머지 두 매체에 제공된 영상은 보직이 이동된 후 빚어진 일이다. 

보직이 이동됐음에도 관련사건 파일을 고스란히 가지고 갔는지 여부 등은 추후 감찰 조사를 통해서 다시금 들여다볼 사안이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고유정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가 CCTV에 담겼다. 범행 후 고유정은 물품을 구입했던 대형마트를 찾아 반품 절차를 밟았다. 영상 속 고유정은 후드티 차림에 오른손에 붕대를 감은 채 물건 반품 잔돈을 챙겨 나갔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고유정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가 CCTV에 담겼다. 범행 후 고유정은 물품을 구입했던 대형마트를 찾아 반품 절차를 밟았다. 영상 속 고유정은 후드티 차림에 오른손에 붕대를 감은 채 물건 반품 잔돈을 챙겨 나갔다.

고유정 사건 논란과 이번 독단적인 영상 제공 유출 건으로 경찰청은 '종합대응팀'을 꾸리기로 했다.

각 지방관서에서 벌어지는 대형 사건을 초기 단계부터 경찰청이 개입해 수사효율성을 담보하겠다는 취지다.

대형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 경찰서-지방청-경찰청이 동시에 대응팀이 가동된다. 본청 수사심의관·지방청 차장·경찰서장을 팀장으로, 간사는 기관별 주무과장이 맡는다. 

종합대응팀 운영사건은 초기부터 본청·지방청·경찰서 관련 기능이 SNS 실시간 대화방 수사지휘망 원격으로 이뤄진다. 

무엇보다 수사보안 사항의 유출 방지가 강화되는데, 최소 인원만 수사 지휘망에 참여시키고 주기적으로 참여자를 점검한다는 것이 경찰청의 방침이다.

이야기만 들어보면 '투명성'이 담보될 듯하나, 정작 앞으로 사건과 관련된 언론대응을 까탈스럽게 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피의사실 공표죄' 논란까지 더해진 결과다.

사건 영상과 기사화를 위한 초기 언론취재도 공식적인 창구를 거치지 않는 한 불가능해진다.

'종합대응팀'으로 경찰청이 수사를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직접 '지휘'를 내리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본청에서도 지방청에서도 없었다.

▲ '애월읍 연합청년회·읍민일동'과 '중엄리 연합회'가 오후 7시30분쯤부터 제주동부경찰서를 찾았다. 이들은 '고유정 사건'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 등에 대해 항의했다. ©Newsjeju
▲ '애월읍 연합청년회·읍민일동'과 '중엄리 연합회'가 제주동부경찰서를 찾았다. 이들은 '고유정 사건'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 등에 대해 항의했다. ©Newsjeju

이날 진행된 '고유정 사건 진상조사 결과발표' 자료 마지막 단락은 "중요사건 초기 위기관리를 위한 '종합대응팀' 운영과 '실종수사 매뉴얼' 개선 등 제도와 관련 교육을 강화 하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정은 현재 재판 진행 중으로 응분의 죄값을 받을 수 있게 검찰과 협의에 나서겠다"며 "유족의 한을 달래기 위한 시신수습 등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7월5일 제주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한 김병구 청장은 '고유정 사건' 부실수사 논란을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김병구 제주경찰청장은 취임식 전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은 나름대로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다보면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