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끈 제주 쓰레기 대란···TF 구성, 조율키로
급한 불 끈 제주 쓰레기 대란···TF 구성, 조율키로
  • 이감사 기자
  • 승인 2019.08.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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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봉개동 등 10월31일까지 TF 구성으로 협의책 만들기로
그전까지는 쓰레기 예전처럼 받는다···봉개동 2021년까지 허용은 아직 변함없어
▲  ©Newsjeju

제주시 동지역 쓰레기 대란이 일단 봉합조치 형국을 띄게 됐다. 봉개동 측이 원희룡 지사와 만남을 갖고 제주도내 음식물 쓰레기 등을 지금처럼 당분간 반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제주도와 제주시,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 등은 오는 10월31일까지 TF팀을 꾸려 세부 내용을 조율하게 된다. 

그 기간 동안은 원래대로 쓰레기 반입이 허용되지만 TF 가동으로 제주도정 등이 제시할 내용들을 주민들이 받아드릴지는 현재로써는 물음표다. 아직 세부적인 제시 내용도 정해지진 않았다.  
   
21일 오후 5시 원희룡 제주지사는 봉개동 폐기물처리시설 현장을 찾았다. 시작은 삐걱거렸다.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환경시설관리소에 도착한 원희룡 지사는 주민들에게 언론 비공개 조건을 내세웠다. 

주민들은 "카메라가 있으면 소통이 안돼냐"고 반발했다. 오후 5시부터 진행되기로 예정됐던 면담은 약 1시간가량 지연됐다.   

결국 이날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와 원희룡 지사의 협의는 모두 발언만 공개된 채 비공개로 이뤄졌다.  

앞서 봉개동 지역주민들은 지난 19일 오전부터 봉개·회천 쓰레기매립장의 입구를 틀어막아 쓰레기 차량 진입을 막았다.

주민들의 단체행동은 제주도정이 약속을 이행하기 않았기 때문이다. 1992년 8월 가동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은 연장을 거듭해 왔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총 3회에 걸친 연장 협의였다. 연장은 1, 2차는 제주시와 3차는 2018년 제주도정-제주시-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 간 3자 협약으로 추진됐다.

주민들의 인내는 서귀포시 색달동으로 이전 계획된 '광역 음식물류 페기물 처리시설' 계획이 늦어지며 폭발했다.

당초 제주시가 약속한 처리시설 기한은 2021년 10월31일이었지만, 색달동 처리장이 늦어지며 2023년 상반기로 연기됐다. 약속 불이행도 문제지만 주민들과 사전 협의나 교감 없이 이뤄지며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자칫 피하지 못할 뻔한 쓰레기 대란은 주민들이 매립장을 막아선 19일 밤 제주시청과 조건부로 반입 금지를 풀기로 조율됐다.

봉개동 주민들이 내세운 조건은 일단 원희룡 제주지사와의 면담이었다. 당시 봉개동 주민들은 20일 밤 11시59분까지 원 지사와 면담을 요구했으나, 서울 일정이 있는 원희룡 지사의 부재중을 주민들은 수용해줬다. 

▲ 사진 왼쪽부터 - 원희룡 제주지사, 김재호 위원장 ©Newsjeju
▲ 사진 왼쪽부터 - 원희룡 제주지사, 김재호 위원장 ©Newsjeju

이날(21일) 서울 일정을 끝내고 제주로 입도한 원희룡 지사는 곧바로 봉개동 주민들과 매립장을 둘러보고 주민들과 비공개 회의를 시작했다. 고희범 제주시장도 동석했다.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원희룡 지사는 '신뢰'를 강조했다. 주민 간 신뢰를 바탕으로 약속을 이행토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원희룡 지사는 "봉개동 주민들이 제주도 전체 생활폐기물을 받으며 제주도민들을 위해 많은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고 첫 인사를 건냈다.

이어 "현장을 둘러보니 냄새 문제부터 많은 불편 사항들로 희생하는 봉개동 주민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제주도 전체에 대한 희생에 감사 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주민들의 희생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 원 지사는 최근 불거진 갈등에 대해 언급했다.

원 지사는 "지난해 전 8월17일, 주민들이 큰마음으로 협약을 했으나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미진한 부분과 새롭게 필요한 대책들이 나왔다"며 "가장 큰 문제는 색달동 음식물 처리시설이 빨리 완공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더딘 추진 배경으로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중앙부처 예산 심사를 거치다보니 늦어지게 됐다"며 "전적으로 행정의 노력이 부족했거나 중앙부처 요인이 발생한 것"이라는 소견을 내세웠다.

봉개동 주민들을 향한 감사 인사와 늦어진 색달동 처리장에 대해 언급한 원희룡 지사는, '신뢰'를 바탕으로 약속을 이행할 뜻을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는 "저는 기존에 주민들과 약속했던 사항들은 지켜야 된다고 생각 한다"며 "책임지고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고 했다.

이어 "행정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색달동 처리장이 늦어진 부분에서 주민들과 신뢰가 상해있다는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 한다"며 "의견이 다르고, 갈등을 맺을 수 있지만 신뢰에 의해서 진행 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 "신뢰를 바탕으로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챙기고, 어떤 노력을 해야 되는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가겠다"며 "(이 자리가) 신뢰를 지켜나가자는 약속을 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구체적으로 진행될 이야기들은 전체적인 신뢰를 다져나가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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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 김재호 위원장은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은 광역 소관이라 도에서 챙겨야 된다"면서 "봉개매립장의 지금 현실은 힘이 들고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제주도정은 올해 7월31일 추진계획 문서를 보냈는데, 거기에는 2021년 10월까지 연장가동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 만인 8월6일은 2023년 상반기로 변경됐다.

문제는 그뿐만 아니다. 당초 지난해 제주도정과 연장 협약 당시 압축포장 쓰레기 반출계획 예산을 요청했었다. 올해 올라온 예산은 추경에 반영된 69억원이 전부다.

69억원은 1만8000톤~2만톤 가량 처리 예산안으로, 하루에 매일 100톤씩 나오는 쓰레기량을 처리할 수가 없다.

이를 두고 김재호 위원장은 "일주일 만에 계획이 틀어진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예산이 증액되지 않은 것은 도정이 처리계획이 없다는 것이고, 결국 봉개동에서 처리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김재호 위원장은 원희룡 지사가 언급한 색달동 처리시설이 늦어지는 이유인 '중앙부처 요인'에 대해서도 반문했다.

그는 "제주도정에 똑똑한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예산 확보가 힘이 든다는 것은 의지가 부족하거나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김 위원장은 "색달동 공사기간이 문제라면 야간작업을 해서라도 예산을 투입하면 된다"며 "가장 올바른 해결책은 기간을 맞춰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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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위원장의 모두발언을 끝으로 원희룡 지사와 주민들 간의 대화는 비공개로 진행, 저녁 7시50분쯤 종료됐다.

대화를 마치고 나온 원희룡 지사는 “주민대책위와 그동안 문제점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며 “신뢰를 위해 책임지고 실천해야 한다는 내용이 많았고, 후속 회의를 함께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근수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제주도정과 마을 간 실무 TF를 구성해 대화를 나눠갈 것"이라며 "행정에서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면서 TF 구성으로 세부 내용을 조율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재호 위원장은 "(TF 구성시기인) 10월31일까지 유예기간을 수용, 내일부터 지금처럼 쓰레기 반입을 허용키로 했다"며 "TF 구성으로 제주도가 제안하는 내용들을 파악하겠지만, 2021년 10월까지인 우리들의 주장은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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