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2019년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올해 말, 학폭위에서 다뤄지는 학교폭력 건수 2015년 대비 2배로 증가할 듯

피해응답률 2.2%, 지난해보다 0.6%p 증가하고 전국 평균보다도 0.6%p 높아

▲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8일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8일 2019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Newsjeju

제주지역의 학교폭력 수준은 올해도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최근 5년 이내 계속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올해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온라인 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 설문에 응답한 5만 4875명의 학생 중 2.2%인 1214명이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1.6%보다 0.6%p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제주지역은 최근 5년 동안 항상 전국 평균보다 피해응답율이 높았다. 2015년 전국 평균 피해응답율이 1.0%였고, 당시 제주지역은 1.2%였다. 이후에도 지난해까지 0.2∼0.3%p가량 제주가 전국 평균보다 항상 높았었다.

그러다가 올해 피해응답율 전국 평균이 지난해보다 0.3%p가 증가한 1.6%로 나타났고, 제주지역은 이보다 0.6%p가 더 높은 2.2%를 기록했다. 이는 제주지역에서의 학교폭력 증가율이 다른 지역, 어느 해보다 올해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는 얘기다.

참고로, 피해응답률이 1%라는 건 100명 중 1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통계다. 5%면 100명 중 5명이라는 점인데, 이는 굉장히 높은 빈도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 개최에 따른 학교폭력 현황도 지난해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엔 무려 296건이나 달했었다. 올해는 7월 31일자 기준으로 160건이 학폭위 '학교폭력' 건수로 다뤄졌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300건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학폭위 개최에 따른 학교폭력으로 규정된 건수가 지난 2015년(156건)에 비해 5년 만에 두 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초등학교 4학년생이 가장 높아...?

올해 4월 1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파악한 실태조사엔 도내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학생 중 92.3%가 참여했다. 설문 내용의 대상기간은 지난해 2학기 때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의 학교생활이다.

설문결과에서 놀라운 건, 이들 학생들 중 설문대상 나이대가 가장 어린 초등학교 4학년생에게서 학교폭력 피해건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무려 8.8%다. 10%가 넘는 학교도 15개나 됐다. 모두 초등학교다. 10%면 10명 중 1명이 피해를 당했다는 거여서, 이는 무시무시한 수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제주도교육청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고성범 학교생활담당 장학관은 "어떤 학교는 무려 40%가 넘는 곳도 있었다. 너무 비상적적인 수치여서 10%가 넘는 학교들에 대한 현장 컨설팅을 진행해 살펴보니 대부분의 경우가 '학교폭력'이 아니었다"며 "학생들이 사소한 장난의 가벼운 수준까지도 모두 학교폭력으로 인식해 설문에 응답하다보니 나온 결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성범 장학관은 설문문항의 민감도가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하는 고민도 했다고 털어놨다. 허나 고 장학관은 "학폭 설문의 민감도로 인해 학교폭력 비율이 높아질 수는 있지만, 실제 사소한 장난도 학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인식하게 하면 고학년일수록 학폭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고 부연했다.

특히 설문을 처음 접하는 초등학교 4학년의 경우, 그 민감도가 가장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들었다.

실제로 고학년으로 갈수록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현저하게 감소했다. 초등학교 5학년만 하더라도 4.2%이었고 중학교 1학년생은 1.4%로 나타났다. 중3은 0.8%, 고1은 0.6%, 고2 0.5%, 고3이 0.2%에 불과했다. 전체 비율로 보면 초등학교는 5%, 중학교 1.1%, 고등학교는 0.4%다.

즉, 전국 최고 수준으로 보이는 제주지역의 학교폭력 현황은 과거보다 학교폭력 수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엔 '미투 운동'이 전국적으로 불면서 학생들에게까지 번져 학교 내 성폭력 건수가 갑절 이상 증가했다는 점도 한몫했다. 학교폭력 유형 중 성폭력이 2017년 19건이었던 반면, 지난해엔 44건으로 폭증했다. 올해 역시 7월까지 29건이 신고됐다.

▲제주도교육청이 이석문 교육감 취임 1주년을 맞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는 6월27일부터 7월4일까지 항목별 순자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Newsjeju

# 학폭위에서 다뤄지는 학교폭력 건수는 중학교가 가장 높아

교육청의 설명은 그럴 듯 하지만, 실제 학폭위에서 다뤄지는 학교폭력 건수는 초등학교가 아니라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더 많다는 점은 이러한 논거가 설득력 있게 와 닿지 않는다.

실제 학폭위에서 가장 빈도 높게 다뤄지는 학년은 단연코 중학생이다. 게다가 해가 갈수록 초등학교에서의 학폭위 건수 비율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를 보면, 결단코 초등학생들이 아직 어려서 어떤 행동이 폭력이 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른 민감도가 높아서만이 아닌 셈이다.

올해 초부터 7월 31일까지 학교폭력으로 신고된 건수는 총 296건이다. 이 가운데 학폭위에서 '학교폭력'이라고 인정한 건 160건이다. 160건 중 초등학교가 32건(20%), 중학교는 76건(47.5%), 고등학교가 52건(32.5%)이다.

최근 5년간의 학폭위 개최에 따른 학교폭력 현황을 보면, 초등학교는 2015년 9.6%의 비율에서 2016년 11.5%, 지난해 21.6%로 급증했다. 반면 중학교에서의 학교폭력 비율은 2015년 60.3%에서 2017년 55.4%, 올해 47.5%로 줄어들고 있다. 고등학교는 매해 ±5~7%p 범위에서 오르고 내리고 들쭉날쭉이다.

여전히 중학생에게서 학교폭력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저학년에게서 그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문제에 대해선 제주도교육청도 대책마련에 열심이나 긍정적 효과로 이어지지 않아 고민이다.

# 이런 저런 대책은 가동되지만...

현재 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제주도내 183개 학교 중 138개 학교에 학급별로 80만 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해 '평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비해 예산지원이 3배가량 증가했다.

이와 함께 학교폭력 유형에 따른 각종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관내 여러 유관기관과의 동조를 통해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가동하고 있다. 그런데도 학폭 건수는 매년 늘어나고만 있다. 특히 앞서 언급된 지표들을 보면, 과연 제주도교육청에서 마련한 대책들이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으로 이어진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예전엔 학교폭력 사례를 알리지 않아 문제가 됐었으나 점차 피해 사실을 알리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이번 설문결과에서 그간 학교폭력을 목격했으나 방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0.1%로, 지난해보다 0.8%p 감소했다. 피해를 당한 이후 신고한 비율은 2017년 74%에서 지난해 78.6%로 증가한데 이어 올해 81.2%로 늘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연수 기회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처벌보단 회복교육에 더 중점을 두겠다고도 했다. 또한 기존의 예방교육 1차 대상이 교장이었고 후에 책임교사로 진행해 왔던 것을 학년부장 중심으로 변경·추진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