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구원, 동부지역 지하수 오염원 실태분석 결과 발표
질산성질소 농도, 아직까진 먹는물 수질기준에 부합하나 올해 다른 지역보다 급격히 늘어
올해 제주 동부지역 지하수 수질이 다른 지역에 비해 급속도록 안 좋아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주연구원(원장 김동전) 박원배 선임연구위원은 29일 제주 동부지역 지하수 수질 오염 증가원인을 밝히고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박원배 연구위원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현재 동부지역 지하수의 질산성질소 평균 농도는 2.5㎎/L(표선)에서 2.8㎎/L(성산)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먹는물 수질기준인 10㎎/L와 비교하면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허나 최근의 질산성질소 변화 추세를 보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좌읍 지역에서의 질산성질소 농도가 지난 2014년에 3.0㎎/L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 4.0㎎/L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급속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대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파악됐다.
우선, 토양 및 지질학적 측면에서 제주의 동부지역은 화산분출에 의해 형성된 화산회토 지역인데, 이는 인산흡착능력이 매우 강해 척박한 토양을 이루고 있다. 특히, 구좌 지역의 토양층 깊이는 불과 10∼50cm 이하로 매우 얇고, 투수능력이 매우 높은 토양층이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기간에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고자 많은 화학비료나 농업용수가 사용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게다가 해발 200m 인근 지역엔 곶자왈과 숨골 등 투수성 지질구조가 매우 발달해 있어 살포된 비료나 가축분뇨 등의 오염물질이 지하로 유입되기 쉬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두 번째 원인은 다른 지역보다 증가하는 질소비료 판매량과 가축분뇨시설이 중산간 지역에 퍼져 있다는 점이다.
동부지역 중 구좌읍 지역에서의 질소비료 판매량 증가율이 도 전체 지역 중에서 가장 높다. 10a당 질소비료 판매량은 지난 2015년 37.5kg에서 지난해 43.2kg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이 5.2%로, 이는 도 평균 4.1%보다 매우 높다.
또한 해발 200m 인근 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가축분뇨 배출시설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다가, 가축분뇨 액비가 구좌읍 전역에 살포되고 있어 지하수 오염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제주도의 동부지역의 지하수 지속이용가능량은 서부지역보다 2.3배에 이를 정도로 지하수량이 매우 풍부한 지역이다. 도 전체 연간 지속이용가능량은 178만 7000㎥이며, 이 가운데 동부지역은 54만 5000㎥이며, 서부지역은 23만 6000㎥이다. 참고로 남부지역은 61만㎥이며, 북부지연은 39만 6000㎥이다.
이 때문에 동부지역은 지하수 보전 가치가 높은 곳이지만 최근 수질오염도가 증가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제주연구원은 동부지역 대규모 임대농에 대해 토양검정 시비 및 적정 비료사용량에 대한 지도점검을 정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연구위원은 임대지에서의 경작형태가 경작인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토양 상태에 관계없이 단기간에 많은 생산량을 얻기 위해 화학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와 함께 박 연구위원은 토양과 지하수를 연계한 세부조사(토양층 내 질소농도 등)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오염방지 조치(비료사용량 및 가축분뇨 액비 살포량 제한)를 시행할 것을 제시했다.
특히 영국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농경지 질소량'을 도입해 질소부하량이 높은 지역에서의 비료사용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도 전했다. 또한 농가를 대상으로도 지하수 오염방지의 중요성을 중점적으로 교육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