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구제역 성공적으로 막아낸 경험과 저력있어"
"행정과 양돈농가, 도민 모두 함께 노력해 이겨내자"
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추가로 확진되자 제주도정도 긴장했다. 계엄령 수준의 방역조치와 통제에 나설 방침이다.
18일 오후 3시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담화문>에 나섰다.
이날 원 지사는 "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며 "제주도정은 방역대책 상황실을 가동하고,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에 따르면 제주도정은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발생 시 상황에 준하는 철통 방역조치를 선제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제주도지사 등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 소재 양돈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난 어제(17일), 도정은 오후 6시부터 타시·도산 돼지고기 반입 금지와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양돈농가 주요 밀집지역은 거점소독과 통제시설을 설치, 24시간 철통 방역 체제를 가동했다.
오늘(18일)은 공·항만을 통해 불법 축산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자치경찰 등 방역인력이 추가 배치됐다. 거점소독 및 통제시설도 기존 4곳에서 제주시 조천읍, 서귀포시 남원읍 등 거점소독 통제시설을 6곳까지 늘렸다.
제주도내 양돈농가들은 각종 행사를 취소하는 등 격리와 다름없는 상황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만 발생하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치료제나 예방백신은 전무한 상태로 치사율은 100%에 이르고, 전염성도 강하다.
2018년 8월 첫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중국은 9개월 만에 31개 성과 시로 퍼져 1억3000만 마리의 돼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 집계되고 있다.
현재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우리나라 등 53개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되는 등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내 양돈농가는 총 278곳으로, 이곳에서 사육되는 돼지는 약 53만 4000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행정과 축산농가, 그리고 도민이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휩쓸고 간 지역은 재발위험이 AI나 구제역보다 훨씬 높다"며 "포르투갈과 스페인 경우 질병 발생 이후 퇴치하는데 36년이나 걸렸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주 양돈산업 조수익은 4000억원에 이르지만 돼지열병 감염 시 대가는 참담할 수 밖에 없다"며 "양돈농가는 방역수칙 준수와 남은 음식물을 먹이지 말고,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시 즉시 방역기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원희룡 지사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은 도민과 축산농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구제역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경험과 저력이 있듯 아프리카돼지열병도 반드시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담화문 발표 후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소재 거점소독시설 현장 점검을 위해 자리를 떠났다. 제주도는 18일 오후 5시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 대책회의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담화문을 통해 원희룡 지사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도민들에게 ▲질병 발생국 여행 후 축산 농가 방문 사절 ▲해외 축산물 반입 금지 ▲등산이나 야외서 먹다 남은 음식물 야생멧돼지에 주지 않기 등 세 가지 행동수칙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