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환경저감대책 제출했으나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재검토 지시
추가 정밀조사 기간 소요되는만큼 준공시기 늦어질 듯... 2022년 6월께로 예상

제주 비자림로에 대한 공사 재개가 한참 더 늦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준공시점도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7월 25일에 비자림로 주변 식생환경에 대한 환경저감대책을 마련하고 영산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으나 대책마련이 미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8월 16일부터 제주자치도가 제출한 환경저감대책을 검토한 결과, 보완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9월 19일에 제주도에 통보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추가 조사를 요구한 건 크게 3가지다. ▲천미천 주변 삼림과 3구간 지역의 동·식물상(법정보호종 포함) 추가조사 ▲법정보호종 포함 주요 조류 및 포유류, 양서류 등의 생태특성 추가 검토(분포현황과 번식지, 서식지, 휴식지, 먹이자원, 이동경로, 비행고도 비행행동 등) ▲야생동물(양서파충류 포함) 이동통로 설치 가능 여부 검토(박스형, 육교형) 등이다.

이에 제주자치도는 전문가 그룹을 구성한 뒤 오는 10월부터 약 1∼2개월 정도의 기간을 들여 비자림로 주변 식생에 대한 조사반을 편성하고 다시 환경저감대책을 추가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비자림로 천미천 주변에서 발견됐다는 멸종위기식물 2급 으름난초에 대해서도 식생조사를 벌인 후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삼나무 벌채 논란 등으로 중단됐던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내년 2월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이면서 환경단체와 행정 간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Newsjeju
▲삼나무 벌채 논란 등으로 중단됐던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내년 2월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이면서 환경단체와 행정 간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Newsjeju

한편, 대천교차로에서부터 금백조로 입구(송당 지역)를 잇는 비자림로 확·포장공사는 총 242억 원을 투입해 도로폭을 22m로 늘리는 작업이다. 도로길이도 2.94km 늘어난다.

토지보상을 약 80%가량 마친 상태에서 지난 2018년 6월 28일에 첫 공사를 시작했다. 허나 무참히 베어진 삼나무로 인해 환경파괴 논란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고,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을 고려한 공사가 아니냐는 비판까지 더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제주자치도는 그 해 8월 7일께 공사를 일시 중지했다. 제주도정은 약 3개월 후인 11월 29일에 개선된 도로 확·포장 계획을 내놨고,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아름다운 비자림로 조성'을 공언했다.

그런 뒤 올해 3월 20일에 돼서야 공사가 재개됐다. 하지만 재공사도 얼마 못 가 또 다시 중단됐다. 시민단체들에 의해 비자림로 공사구간 주변에서 멸종위기 동·식물들이 연거푸 발견되면서 영산강유역환경청이 공사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올해 5월 29일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이행할 것을 제주자치도에 명령했다. 환경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진행된 점이 드러나서였다.

이에 제주자치도는 5월 30일에 다시 공사 중지명령을 내렸고, 6월 한 달 동안 정밀조사를 추진했다. 그 조사결과대로 환경저감대책을 내놨으나, 영산강유역환경청이 다시 보완대책을 요구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거듭된 공사중지 사태로 실제 공사가 진행된 기간은 2∼3개월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예산집행도 10%에 머물고 있다. 자연스레 준공시점도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창민 건설과장은 "당초 2021년 6월 27일까지 공사할 계획이었다. 추가 정밀조사 기간이 나와봐야 준공 예상시점을 알 수 있겠으나, 현재 상태로는 1년 정도 더 늦춰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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