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 서귀포의료원 위탁운영 '불가능'
제주대병원, 서귀포의료원 위탁운영 '불가능'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9.10.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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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대안 10명 정원확대, 교육부가 신규 정원 허가해줄지 현재로선 의문... 

서귀포의료원에 근무하는 조건으로 제주대병원 신규 의사 10명 정원 늘려야 가능
차선책으로 5자간 협의체 구성해 중증·응급환자 진료협력체계 갖추는 방법 제시

제주특별자치도서귀포의료원.<br>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의료원.

서귀포의료원의 제주대학교 위탁운영 타당성을 검토했던 용역진이 인력 수급문제로 현재로선 위탁운영이 힘들다고 봤다.

제주특별자치도는 7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제주대학교병원 위탁운영 타당성 평가 연구' 브리핑을 열어 서귀포의료원의 운영 개선방안이 도출됐다고 했으나 당장의 위탁운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의 서귀포의료원은 280병상 규모의 중소종합병원 규모이나, 인력 부족으로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료과별로 전문의가 겨우 1∼2명뿐이다.

근무여건이 열악하다보니 자연스레 장기근속도 힘들어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서귀포 지역에 있는 유일한 종합병원이 서귀포의료원 단 한 곳 뿐이라 서귀포시민들의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때문에 이번 연구용역에선 서귀포의료원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제주대학교병원이 위탁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 서귀포의료원의 제주대학교병원 위탁운영 타당성 검토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는 박형근 단장(왼쪽)과 임태봉 국장(가운데). ©Newsjeju
▲ 서귀포의료원의 제주대학교병원 위탁운영 타당성 검토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는 박형근 단장(왼쪽)과 임태봉 국장(가운데). ©Newsjeju

타당성 검토결과, 위탁운영이 힘든 이유는 우선 제주대학교병원의 전문의들을 서귀포의료원으로 장기파견하는 것이 힘들다는 점이다. 용역진은 실제 국내 타 지방에서 위탁운영하는 사례를 찾아봤으나, 이를 제주대학교병원에 적용시키는 건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봤다.

마산의료원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경상대학교병원은 처음 4년 동안 장기파견 인력이 단 1명에 그쳤으며, 이천의료원을 위탁운영했던 고려대학교병원은 장기파견은커녕 월 1∼2회 수준의 진료파견도 하지 못했다. 그나마 군산의료원을 위탁운영한 원광대학교병원이 장기파견해 진료토록했으나 월 1∼2회 수준에 그쳤다. 

위 병원들에서 행정인력과 간호사 등을 장기파견 혹은 이직시킨 사례는 제법 있었다. 또한 대학병원 출신의 전문의를 지방의료원으로 취업을 유도한다거나, 전문의 중 일정 수 이상을 사제지간의 연이 있는 대학병원 출신으로 구성하는 방안도 효과를 거뒀다.

위탁운영 이후 마산의료원과 군산의료원은 인공관절치환술이나 일부 내과진료 분야에서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들 의료원은 근본적으로 위탁운영하는 병원들과 구급차 이송 시 모두 30분 이내로 소요되는 거리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둘 의료원이 위탁운영 됐어도 진료범위나 전문의 숫자가 획기적으로 늘진 않았다. 실제 서귀포의료원의 인력구성과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서귀포 시민들이 원하는 수준의 의료서비스가 응급·중증환자에 대한 질을 높여 달라는 것이지만, 위 둘 의료원의 경우에선 그러한 개선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서귀포의료원의 경우, 제주대학교병원과의 접근성이 너무 취약하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제주대학교병원. ©Newsjeju
▲제주대학교병원. ©Newsjeju

용역을 맡았던 박형근 제주특별자치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단장(제주대학교병원 교수)은 현재로선 타 사례의 방안들을 제주에 적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현재 상황에서 '추가조치'가 없다면 위탁한다 하더라도 서귀포 시민들이 바라는 바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근 단장은 "사실 그보다는 지금도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이 부족한 실태라 진료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진단하면서 "10명만 더 늘릴 수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도 위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박 단장이 말한 '추가조치'란 제주대학교병원의 교수 정원을 10명 더 늘리는 걸 말한다. 단, 그 10명이 서귀포의료원에 근무하는 조건으로 정원을 늘리는 것으로 하면 서귀포의료원의 의료서비스 수준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허나 이 방안은 교육부의 재가가 있어야만 한다. 또한 10명의 추가 인력에 따른 예산도 증원돼야만 한다.

이에 대해 임태봉 제주자치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결국엔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예산은 도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태봉 국장의 설명에 의하면, 현재 제주자치도는 응급의료지원 체계에 대한 예산으로 7억 원 정도를 더 대비해 놓고 있다. 허나 이 7억 원으로 10명의 교수를 더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임 국장은 "용역진에서 제시한 '위탁운영 5자 협의체'를 구성해 거기서 나오는 구체적인 방안들에 따라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제주자치도는 당장의 위탁운영이 힘들다고 판단됨에 따라, 우선 제주대학교병원과 서귀포의료원 간의 중증·응급환자 진료협력체계를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제주도정은 제주도의회와 서귀포시, 제주대학교병원, 서귀포의료원이 참여하는 '위탁운영 5자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서귀포의료원의 의료서비스 문제는 이 '5자 협의체'의 장기적인 활동방향에 달려있게 됐다. 

한편, 현재 제주대학교병원의 병원장은 공석 상태에 있다. 제주대병원은 현재 상황에서 위탁은 어렵다는 것을 서귀포의료원에 통보했으며, 새 병원장이 선임되면 명확한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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