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측과 반대 측 섞여 서로 목소리 주장···제주도청 정문 봉쇄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국감 막은 행위 불쾌"···"이런 대접 받으려고 온 줄 아냐"
제주 제2공항 극에 달한 갈등 온도차, 도청 밖은 시끌···도청 안은 차분

▲ 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와 주변마을 사람들이 도청으로 집결해 "제주 제2공항 반대"를 외치고 있다. ©Newsjeju
▲ 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와 주변마을 사람들이 도청으로 집결해 "제주 제2공항 반대"를 외치고 있다. ©Newsjeju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제주특별자치도를 대상으로 국정감사에 나선 가운데 '제주 제2공항' 사업 추진이 쟁점으로 다뤄진다.

이날 제주도청 주변은 제주 제2공항 사업 반대와 찬성 목소리가 뒤엉켰다. 제주도 소속 공무원들과 경찰들도 현장에 대거 투입됐다. 중간중간 몸싸움과 제2공항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폭발됐다. 이 과정에서 한 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제주 제2공항 갈등 폭발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갈등에 대한 애석함이 아닌, 국정감사를 위해 제주도를 찾았는데 막아섰다는 행위에 대한 불쾌감이다. 

8일 오전 9시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제2공항 도민회의)' 측은 제주도청 정문 앞에 집결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2공항 도민회의 기자회견 한 시간 전부터는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며 도청 정문 앞은 청원경찰들과 공무원들이 투입돼 입구를 봉쇄했다.

강원보 제2공항 도민회의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국감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닌, 원희룡 지사가 제주 제2공항을 추진하려는 부분에 대한 진실을 국회의원들에게 알려리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도내 111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2공항 도민회의 측은 "2015년 제주 제2공항 계획 발표 후 사업 부실과 의혹은 해소되지 않은 채 국토부는 일방통행에 나서고 있다"며 "갈등은 최고조에 다다르는데 국회나 중앙정부에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들과 제주도청 청원경찰들이 잠시 몸싸움이 벌어졌다 ©Newsjeju
▲ 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들과 제주도청 청원경찰들이 잠시 몸싸움이 벌어졌다 ©Newsjeju

이들에 따르면 제주 제2공항 사업은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에서부터 논란이 돼 왔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허술하게 작성된 용역보고서는 ▲동굴조사와 철새도래지, 군 공역 중첩 등 누락 ▲오름 절취 문제 단순 평가 ▲제2공항 예정부지 점수 조작 ▲ADPi 항공수요 무시 ▲숨골 논란 ▲제주도 환경수요능력 의문 ▲변경된 제주 제2공항 사용계획안 등 여러문제로 확장됐다. 

이와함께 '제주 제2공항'을 공군기지로 함께 활용한다는 내용도 계속해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제2공항 도민회의 측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한 제2공항의 전제조건 '절차적 정당성과 주민과의 상생방안'은 지난 4년 동안 현실화되지 못했다"며 "제주도민들은 갈등 해결을 위해 '도민공론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실제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도 제2공항 문제 찬반 입장을 떠나서 공론조사 등을 실시해야 한다는 도민들의 의견이 압도적"이라며 "제2공항 문제는 국토부가 아닌 도민들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2공항 도민회의는 또 "제주도의회는 도민들의 요구에 화답해 '제2공항에 대한 갈등해결 방안 마련 촉구 결의안'을 상정했으나 원희룡 지사는 공론화 거부를 해 버렸다"며 "국정감사는 도민을 외면하는 국토부와 도지사에게 도민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철저한 감사를 당부했다. 

▲ 제주 제2공항 찬성단체들이 제주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사업추진을 외치고 있다 ©Newsjeju
▲ 제주 제2공항 찬성단체들이 제주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사업추진을 외치고 있다 ©Newsjeju

같은 시각 제주도청 맞은편 제주도교육청 정문 앞에서는 '제주 제2공항' 찬성의 목소리가 울렸다.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회·용담동 소음대책위원회·제2공항 구좌읍추진위원회로 구성된 단체는, "제주공항 항공수요는 포화상태로 제2공항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것은 안전 불감증을 넘어 사고방조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 제2공항은 제주도 균형발전과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로, 국회는 제2공항이 원만히 추진될 수 있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찬성과 반대 측은 이견의 차이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현장에 투입된 경찰들은 진영을 갈아놓으며 흥분을 가라앉히는데 주력했다. 

▲ 국정감사를 위해 제주도청으로 진입하려는 버스가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Newsjeju
▲ 국정감사를 위해 제주도청으로 진입하려는 버스가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Newsjeju
▲ 강원보 공동집행위원장이 대표로 버스에 올라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는 이유가 담긴 40페이지 분량의 제작한 책자를 전달했다/ ©Newsjeju
▲ 강원보 공동집행위원장이 대표로 버스에 올라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는 이유가 담긴 40페이지 분량의 제작한 책자를 전달했다 ©Newsjeju
▲ 정동영 의원이 도청 밖으로 나와 버스에 깔려 이송되는 반대단체 주민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Newsjeju
▲ 정동영 의원이 도청 밖으로 나와 버스에 깔려 이송되는 반대단체 주민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Newsjeju

오전 9시30분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관련자들이 탑승한 버스 2대가 진입하자 '제주 제2공항' 목소리는 극에 달했다.

제주도청으로 진입하려던 버스는 공무원과 반대단체들의 혼란 속을 비집고 들어서지 못해 약 15분 가량 1차선 도로를 막고 대기했다.

"제주 제2공항 결사반대"를 외치는 단체들은 국회의원들이 버스에서 내려 도민들의 호소를 경청해 주길 호소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아무도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다.

결국 강원보 제2공항 도민회의 집행위원장이 대표로 버스에 올라 국회의원들에게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반대하는 사유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자를 전달했다.

약 40페이지 분량으로 작성된 책자는 국토부의 ADPi 은폐 문제부터 원희룡 제주지사의 행보 등이 담겼다.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호소가 담긴 책자는 버스 안에서 한 차례 수난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소속 한 국회의원은 책자들 내던지며 "이런 대접을 받자고 제주도에 온 줄 아느냐"며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 진입 과정에서는 반대 목소리를 내던 도민 한 명이 버스에 깔려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 제주도청 1층 중앙현관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차분하게 도청으로 들어서는 국감 관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Newsjeju
▲ 제주도청 1층 중앙현관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차분하게 도청으로 들어서는 국감 관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Newsjeju

도청 밖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해서 연출됐다면, 도청 1층 본관 중앙로비는 조용하고 차분한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가 밝은 미소로 제주도를 찾은 국회의원들에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도청에 입성한 국회의원 중 민주평화당 대표 정동영 의원만이 밖으로 나와 도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들어갔다.

정동영 의원은 "(국감 후)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도민들의 의견을 들은 만큼 해법을 모색해보겠다"고 했다.

▲ 8일 오전부터 제주도청 정문 앞은 청원경찰과 공무원들로 봉쇄됐다. 도청 밖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주민들 뒤로 동원된 공무원들이 서 있다. ©Newsjeju
▲ 8일 오전부터 제주도청 정문 앞은 청원경찰과 공무원들로 봉쇄됐다. 도청 밖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주민들 뒤로 동원된 공무원들이 서 있다. ©Newsjeju

제주도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국토교통위 국정감사가 시작되자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차량진입이 원활하지 못했던 부분을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은 "국정감사는 헌법에 의해 시행되는 매우 엄중한 자리"라며 "오늘 국감을 위해 제주도청으로 오는 국회의원을 막아서는 행위는 공무집행방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국의 국정감사 의원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적절한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국감 차량이 진입 못하는 행위는 심각한 방해행위"라며 "원희룡 도지사와 경찰이 사전 대책을 세우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언급했다.

오전 10시부터 제주도청에서 국정감사는 시작됐지만 도청 밖은 제주 제2공항 반대 목소리를 내는 도민들이 계속해서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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