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감, 국회 국토위 관심은 온통 제2공항
여야 의원들 모두 제주 제2공항 개발 문제 집중 제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 박순자)의 제주지역 국정감사가 8일 진행된 이날, 국토위 국회의원들의 관심사는 온통 제주 제2공항 문제였다.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대부분의 문제제기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공론화 거부에 따른 거였다.

민경욱 국회의원(자유한국당, 인천 연수구 을)이 공론화 거부 사유를 묻자, 원희룡 지사는 "이미 4차례 국가 차원의 설명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재검토 용역까지 진행된 상태다. 이제와서 다시 여론조사 방식을 택한다는 건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서형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남 양산시 을)은 "절차가 완료됐다 하더라도 배제된 부분이 있다면 공론화 과정에서 새로이 고려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1년 동안 검토위에서 다 다뤘고 중대한 하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진행한 건데 지금에 와서 다시 처음부터 검토하자는 건 무리"라고 잘라 말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8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계속된 제주 제2공항 공론화 문제에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했다. ©Newsjeju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8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계속된 제주 제2공항 공론화 문제에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했다. ©Newsjeju

정동영 국회의원(민주평화당, 전북 전주시 병)은 원희룡 지사의 모두발언을 조목조목 따졌다. 정동영 의원은 "제2공항이 30년 숙원사업이라 했는데, 누구의 숙원이라는 것이냐"며 "정말 숙원사업이라면 여론이 왜 뒤집어진 것이냐. 그러면 정말 숙원사업인지를 (공론화로)물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원 지사는 "여론이 뒤집어진 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공항 자체가 필요하다는 게 다수다. 대신 입지 선정의 문제로 이러는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주민투표하면 가결되겠나 부결되겠나"를 물었다. 원 지사가 답변을 거부하자, 다시 정 의원은 원희룡 지사가 수립한 제주미래비전에서 '1만 명 이상이 제기하면 공론화를 해야 한다'는 조항을 언급하면서 "공론화 요구를 받아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원 지사가 "공론조사 조례가 따로 있는데, 제주도가 시행하는 사업이 아니라서 공론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재반박하자, 정 의원은 "제주도민이 원하는 숙원사업이라면 그래야 하지 않겠느냐"고 재차 따졌다.

이어 정 의원은 "이건 민주주의의 문제다. 충분히 토론을 거쳤다고는 이렇게 밀어부쳐선 양립하게 어렵다"며 "주민들이 요구하면 또 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것"이라고 주문했다.

원 지사가 "밀어부치지 않았다"고 다시 항변하자, 정 의원은 "그러면 주민투표를 할 용의가 있느냐"를 물었고, 원 지사는 "주민투표를 하려면 국토부장관이 제주도에 요구해야 한다. 당정 협의에서도 주민투표를 하지 않는다고 협의해서 지금까지 왔다"고 해명했다.

이에 다시 정 의원은 "국토부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특별자치인만큼 주민들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 갈등해소 방법일 것인데 왜 그걸 외면하느냐. 민주주의자라면 도민들이 결정하는 게 순리"라고 맞섰다.

이와 함께 정 의원은 국토부 관계자를 향해 국토부장관의 사과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3년 반 동안 국회와 주민이 요구했을 때 국토부는 ADPi 보고서가 없다고 했다가 폐기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다가 이제와서야 공개했는데, 이건 장관이 사과,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호 국회의원(무소속,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은 국토교통부 권용복 항공정책실장을 불러 "제2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다뤄질 때 자문위 9명 중 8명이 더 조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지만 결론은 오히려 다르게 나왔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다.

권용복 항공정책실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선 기본적으로 철새도래지나 오름 등 주변 환경을 조사하고 동굴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는데 지역주민 요구에 따라서 전수조사를 했던 거고, 보강조사도 실시한 바 있다. 문제가 되는 건 숨골의 갯수 문제인데 파악한 바로는 안전과 연결되는 문제로 파악한 동굴과 연계되는 숨골이 8개라는 것"이라며 "환경부와 자세히 협의하고 향후에도 동굴조사는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그럼에도 자문위에선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위원들이 대다수인데, 이건 지역주민들이 요구하는 것과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며 "동굴조사도 109개의 지역 중 40여 곳에만 이뤄진 것으로 안다. 도민을 설득하기 위해선 구체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8일 오전부터 제주도청 정문 앞은 청원경찰과 공무원들로 봉쇄됐다. 도청 밖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주민들 뒤로 동원된 공무원들이 서 있다.
▲8일 오전부터 제주도청 정문 앞은 청원경찰과 공무원들로 봉쇄됐다. 도청 밖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주민들 뒤로 동원된 공무원들이 서 있다.

한편, 이날 국감 시작에 앞서 정동영 의원은 제2공항 찬성과 반대 측 주민을 한 명씩 국감장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진에서 이를 논의한 결과 그런 전례가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

허나 박순자 위원장은 민경욱 의원이 요구한 바는 수용했다. 박 위원장은 "국정감사는 헌법에 의거해 시행되는 매우 엄중한 자리인데 이를 막아서는 행위는 엄연한 공무집행"이라면서 "전례를 만들어서도 안 되기에 원희룡 지사에게 적절한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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