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원희룡 지사 때리자 자유한국당이 비호 나서
최근 정계 복귀설 논란 일었던 원희룡 지사 두고 여야간 공방 벌어져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최근 자신의 유튜브 개인방송인 '원더풀TV'를 통해 중앙정치에 기웃거린다는 비판이 국정감사장에서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비판이 제기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원희룡 지사를 비호하고 나서면서 의원들간 공방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 박순자)는 8일 제주특별자치도청 4층 탐라홀에서 제주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선 주로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지만 원희룡 지사의 개인적인 문제에도 의원들간 공방이 이어졌다.

▲ 아직 당적이 없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자유한국당의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Newsjeju
▲ 아직 당적이 없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자유한국당의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Newsjeju

먼저 임종성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광주시 을)이 '원더풀TV'를 거론하자 원희룡 지사는 "1인 미디어 시대에 도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개설한 것"이라며 "행정에선 전혀 예산이 투입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유튜브 내용을 살펴보니 조국 장관 관련 영상이 4개, 문재인 정부와 관련된 정치 영상들도 다수다. 이게 무슨 제주도민과의 소통에 연관이 있다는 것이냐"며 "과연 제주도민이 이를 어떻게 보겠나. 이러니 원 지사가 제주에서 마음이 떠났다는 추측이 나도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원 지사는 "전체 내용 중 70~80%가 제주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반박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사도 짚고 넘어가야겠다 해서 다루는 것일 뿐이다. 도민들의 과도한 우려나 지적이 없도록 하겠다"고 지적을 수용했다.

이어 임 의원은 "행정에서 예산이 투입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오후 질의 때 이를 이어가겠다고 했으나, 오후 질의에서 "확인해보니 없더라"며 대신 지난 태풍 회의 때 원 지사가 휴대폰으로 '조국'을 검색하는 장면이 포착돼 뉴스에 방송된 것을 두고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다. 다른 데 신경쓰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가 "단 1분을 검색한 거였는데 앞으론 30초도 안 하겠다"고 하자, 임 의원은 "국회의원들도 다 그런다"며 응수했다.

원희룡 지사는 자신의 '원더풀TV'가 개인방송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공공연하게 제주자치도의 '공공채널'처럼 운영되고 있다.
▲ 자유한국당이 두둔하고 나선 원희룡 지사의 개인 유튜브 방송인 '원더풀TV' 화면. 원희룡 지사는 개인방송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공공연하게 제주자치도의 '공공채널'처럼 운영되고 있다.

# 자유한국당 의원 덕담, 원희룡 지사의 입당 신호??

이러한 지적에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자유한국당, 경기 안산시 단원구 을)이 "도지사라면 다방면에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며 원희룡 지사를 비호하고 나섰다.

박순자 위원장은 "호랑이가 눈 앞에 와도 태풍이 몰려와도 여러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어야 한다. 태풍 보고를 받고 있었다해도 여러 정보를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휴대폰으로 검색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고 해서 위축되지 말고 더 검색하라는 취지의 황당한 발언을 남겼다.

같은 자유한국당인 홍철호 국회의원(경기 김포시 을)도 원 지사를 두둔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원더풀TV를 통해)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는 건 아마 답답함을 해소하는 차원에서였을 것"이라며 "예능 출연도 제주도정에 전념하기 위한 거고, 다 나라 걱정 차원에서 하는 게 맞죠?"라면서 원희룡 지사로부터 "그렇다"라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그러자 이번엔 조응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남양주시 갑)이 원희룡 지사가 원더풀TV를 통해 조국 장관을 언급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조응천 의원은 "조국 장관과 대학동기고 절친이라는데, 전화번호 알고 있죠? 절친이라면 그냥 전화 걸어서 '야, 그러지 말고 내려와라'고 말하는 게 낫지, 유튜브로 정신차리라고 3∼4번 얘기하는 건 진정한 친구로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의원은 "오히려 친구의 힘든 상황을 이용해서 이미지 정치하는 거 같다"며 "또 공중파 예능에 출연하느라고 도정을 소홀히 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는데, 이렇게 본질은 외면하고 이미지 정치만 추구하는 지사가 조국 장관의 이중성을 나무랄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취임 당시에 오직 도민만 바라보겠다는 초심을 잊지 않고 도정에 전념해주길 당부한다"고 갈음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

이러자 원희룡 지사의 조국 장관 발언을 옹호하고자 민경욱 국회의원(자유한국당, 인천 연수구 을)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민경욱 의원은 "친구라면 당연히 충고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이미지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하는 건 과한 지적이다. 전화든, 유튜브든 어떤 방법으로 얘기하는 것이야 방법론의 차이일 뿐"이라면서 조 의원의 발언을 겨냥했다.

또한 민 의원은 원희룡 지사가 예능에 출연하는 것 역시 "도정 운영에 도움이 되는 출연도 있었지 않았느냐"고 두둔했다.

이에 원희룡 지사도 "그렇다. 방송 출연으로 도정을 홍보할 기회도 있었다"며 "모두 주말 한나절에만 촬영했고, 이미 촬영은 끝났다"고 맞장구쳤다.

이날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원희룡 지사가 답변한 내용만 보면 조만간 원희룡 지사가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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