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공론화 추진, 의회 내부서부터 삐걱
제2공항 공론화 추진, 의회 내부서부터 삐걱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9.10.16 11: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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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두고
환경도시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첫날부터 내부 잡음 터져

# 박원철 위원장 vs 안창남 의원, 날선 신경전...
안창남 의원 "공론화 특위 결의안, 언제 우리가 검토했나"며 행정사무감사 중지 및 박원철 위원장직 사임 요구에
박원철 위원장 "원희룡 지사 대변인이냐"며 되받아쳐

▲ 제주 제2공항 도민공론화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두고 박원철 위원장(왼쪽)과 안창남 의원 간에 날선 신경전이 오갔다. ©Newsjeju
▲ 제주 제2공항 도민공론화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두고 박원철 위원장(왼쪽)과 안창남 의원 간에 날선 신경전이 오갔다. ©Newsjeju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으로 인한 갈등해소를 한다면서 도민공론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결의안 때문에 오히려 제주도의원들이 서로 싸우고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행정사무감사 첫날부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감사를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의원들 간 의견다툼을 해결하느라 시간을 보내야했다.

박원철 위원장(더불어민주당, 한림읍)이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하는 인사말을 끝내자, 곧바로 안창남 의원(무소속, 삼양·봉개동)이 위원장에게 반기를 들었다.

안창남 의원은 현재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김경학)에 계류 중인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두고 불만을 쏟아냈다.

안 의원은 "언제 우리가 검토했나. 의장과 위원장 둘이서만 논의하고 발의한 게 아니냐"며 "환경부가 국토부에 권고한 안대로 됐느냐"고 반문했다.

환경부는 국토부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제주도정과 의회가 공동으로 논의하거나, 여러 의견수렴을 거쳐 공론화를 추진하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이를 두고 안 의원은 권고안대로 추진이 안 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 반면, 박 위원장은 원희룡 지사가 공론화를 거부했으니 의회가 추진하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

또한 안 의원은 이번 제2공항 공론화 추진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자체가 공론화와 관련한 조례와 시행규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폈다.

안 의원은 "현재 조례와 시행규칙 상에선 공론화 추진과 상충된다. 악법도 법이라서 이를 따라야 할 수밖에 없으니, 조례를 바꿔서 추진해야 타당성이 있는 것"이라며 "결의안을 위원장 혼자 결정하면 되나. 의견을 검토하자고 하지 않았나"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안 의원은 특위 구성과 관련한 예산 문제도 거론했다.

안 의원은 "올해 특위 구성과 관련한 예산이 책정된 게 없다. 의정활동비에서 써야할 판인데, 내년 예산에도 없어서 예산을 집행할 근거가 없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특위를 구성하겠다는 거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의회가 스스로 잘못하면서 무슨 행정사무감사로 뭘 바로잡겠다는 것이냐"고 호통치면서 행정사무감사 중지를 요청했다.

▲ 안창남 의원이 행정사무감사 중지를 요청했지만 박원철 위원장은 이날 행정사무감사와는 상관 없는 내용이라며 거부했다. ©Newsjeju
▲ 안창남 의원이 행정사무감사 중지를 요청했지만 박원철 위원장은 이날 행정사무감사와는 상관 없는 내용이라며 거부했다. ©Newsjeju

이에 박 위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으로 받겠다"면서 중지 요청을 거부했다. "환경부가 국토부에 권고한 안대로 의회가 공론화를 추진하자 해서 가결하지 않았나. 여기엔 원희룡 지사가 지난 10월 2일 공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공론화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기 때문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의회운영위에서 의사일정을 변경하기 어렵다해서 현재 특위 구성 결의안이 계류된 상황이다. 만일 여기에 의견이 있다면 본회의에 출석해 말하면 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이래서 의회가 개판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박원철 위원장에게 위원장직 사임을 종용했다.

이어 안 의원이 "환경부가 국토부에 권고한 안대로 하라는 거다. 공론화는 제일 마지막이다. 환경부가 주민의견 수렴을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하라고 했다. 지금 도지사가 그걸 안 하고 있느냐"고 말하자, 박 위원장은 "지금 도지사 대변인 역할을 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둘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공방이 계속되자 결국 25분간 정회가 이뤄졌다. 이후 속개된 자리에서 박 위원장이 이 논란과 관련해 별다른 발언 없이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려하자 안 의원이 또 다시 행정사무감사 중지를 요청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 문제를 제기하는 건 오늘 행정사무감사와는 별개의 사안이니 우선 감사를 진행하는 게 맞다"며 "결의안이 상정돼 있는 상태이니 의장에게 요구해서 바로 잡는 절차를 진행하든 해야지 지금 공무원들이 다 대기하고 있는데 감사를 중지해야한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재차 거부했다.

이에 또 다시 안 의원은 "환도위에서 의결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있고, 공론화 조사와 관련한 조례나 규칙을 위반하면서 특위를 구성하자는 마당에 무슨 행정사무감사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복해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만일 결의안이 안 의원이 말한 것처럼 부당하다면 부결되지 않겠느냐"며 "아까 정회할 때 얘기가 다 끝나지 않았으면 더 얘기하자고 했어야지 그 땐 아무말 없다가 여기 나와서 생방송 중에 다시 문제를 제기하는 의도가 뭐냐"고 맞받아쳤다.

그럼에도 안 의원이 "결론은 내고 진행해야지, 아무 말 없이 진행하고 있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자, 박 위원장은 "앞으로 의원들의 의견을 더 듣고 진행하겠다"면서 일단 논쟁을 끝내고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에 안 의원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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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19-10-16 15:43:18 IP 220.80
의회부터 똑바로 해라 지들도 똑바로 못하면서 무슨 행정감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