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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과 양수진

국가나 지방정부가 정책 또는 사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 민관 갈등을 넘어 민민 갈등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강정마을이 그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첨예했던 강정마을의 대립과 갈등은 이제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 들어서면서 대부분 사람들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혀 가는 것 같다. 필자 또한 공무원으로 근무하기 전까지는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한 달 여를 서귀포시 관광미항지원팀에서 근무하다보니 강정마을에는 아직도 크고 작은 갈등들이 남아있는 듯하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행정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곤 한다. 서귀포시에서는 강정의 무너진 공동체 회복과 지역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10개 공동체회복사업을 발굴하였고, 그중 커뮤니티센터와 보건지소 건립 등 2개 사업을 완료했으며, 8개 사업은 추진 중이다. 또한 신속하고 원활한 민원 처리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과 함께 강정마을 현장사무실을 설치하여 그곳에 상주하며 주민들의 각종 민원들을 해결하고, 소소한 의견에도 귀기울이고 있다.

갈등은 회피하고 제거해야 하는 역기능적인 것으로 여길 게 아니라 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들과 소통함으로써 행정-주민 간 신뢰 관계가 형성된다면 더욱 활발한 협의를 통해 갈등에 대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민관 상생 협력을 통해 마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강정마을에 대한 자료를 보면서 ‘일강정’이라는 단어가 자주 눈에 띄었다. 쌀이 귀했던 제주에서 생산되는 쌀 중에 강정의 쌀 품질이 제일이라고 해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아직은 신규 공무원으로서 업무적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강정마을 주민들의 화합과 공동체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일강정’이 되는 데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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