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용보증재단 운용배수, 전국 평균 보다 한참 낮고 전국 꼴등

제주신용보증재단의 운용배수가 전국 16개 지방자치단체 중 꼴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고용호)가 23일 제주특별자치도 일자리경제통상국 등을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인 자리에서 이러한 문제가 드러났다.

문경운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경제가 어렵다는데 제주신용보증재단의 운용배수 현황을 살펴보니 전국 최하위였다"면서 재단이 너무 소극적인 보증활동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전국 16곳의 신용보증재단 평균 운용배수는 5.6이다. 제주는 3.5에 불과한데, 이는 전국 16곳 중 꼴등이다. 

'운용배수'란 만일 자산이 1억 원이라면 최대 15배까지 보증해준다는 의미를 갖는다. 전국 16곳의 신용보증재단에선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평균적으로 5.6배 정도로 보증을 서주고 있다는 얘기다.

▲ 왼쪽부터 문경운 의원, 고용호 위원장, 송영훈 의원.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도 리스크 발생을 우려로 보수적인 운영에만 몰입 중인 제주신용보증재단을 비판했다. ©Newsjeju
▲ 왼쪽부터 문경운 의원, 고용호 위원장, 송영훈 의원.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도 리스크 발생을 우려로 보수적인 운영에만 몰입 중인 제주신용보증재단을 비판했다. ©Newsjeju

문 의원이 "제주가 타 지역에 비해 너무 떨어진다.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오인택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알고 있다. 전국 평균보다 상당히 낮다"고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면서 "운용배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인택 이사장은 "다만, 운용배수가 높고 낮은 건엔 양면성이 있다"면서 "전국 16곳의 신용보증재단 중 제주만 자본잠식을 안 당하고 잇다. 나머지는 거의 다 잠식 당해 기본재산이 줄어들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러한 답변에 고용호 위원장이 나서 거세게 반박했다.

고용호 위원장은 "리스크가 발생 안 한다고 해서 운영을 잘하는 게 아니다. 재단의 목적이 뭐냐. 수익을 남기려고 운영하느냐"고 꼬집으면서 "도민을 위해서 보증서야 할 곳인데... 그러면 내년에 출연금을 안 줘도 된다는거냐"고 반문했다.

오 이사장이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해명하려하자, 고 위원장은 "운영배수를 늘리기 위해 홍보한다고 하는데 고민할 필요 없다"며 "당장만 해도 태풍 피해로 2000억 원 정도의 농어촌진흥기금이 투입될 예정인데, 농민들이 보증할 데가 없다. 농민들에 보증 서주면 해결될 문제"라고 질타했다.

이에 오 이사장은 "보증여력이 없는 분들에게 보증서주는 것이 재단의 고유 설립 목적"이라면서 "리스크 감안하고 (운용배수를)늘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고 위원장이 "최선을 다할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농민들을 위해 보증을 서 달라"고 재촉하자, 오 이사장은 "알겠다"고 응수했다.

한편, 현재 제주신용보증재단엔 1100억 원 정도의 기금이 조성돼 있다. 운용배수 최대치인 15배를 적용하면 1조 8000억 원까지 보증을 서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송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읍)은 "제주지역 경제가 발전되려면 산업분야에 많은 예산이 투입돼야만 한다. 재단에서 통화정책을 이렇게 보수적으로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의원은 "제주 전체 사업장 6만 2000곳 중 5인 미만 사업장이 4만 9000곳이나 된다. 이 사업장들이 대출받은 곳이 없어 의지할데라곤 신용보증재단 뿐인데 경기가 살려면 돈이 돌아야 한다"며 "전국 평균 수준까지라도 운용배수를 올려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오 이사장은 "최근 5년간 보증공급 증가율은 제주가 전국에서 3번째로 높았다"고 해명하면서 "당초 보증공급 목표가 2400억 원이었는데 10월 초에 200억 원 더 늘리기로 했다"며 전국 평균 이상까지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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