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환 의원의 은폐 의혹 제기에 "은폐 아냐" 해명했지만 오염된 건 사실

제주특별자치도가 홍명환 의원이 제기한 제주해군기지 주변 환경조사 고의 은폐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29일 반박했다.

홍명환 의원은 지난 28일 개회된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제377회 임시회 1차 회의에서 제주해군기지 주변 환경조사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강정천의 수질이 1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 제주자치도는 제주해군기지 주변 환경조사 보고서를 은폐했다는 홍명환 의원의 주장에 정면 반박하면서, 보고회가 매년 개최해 왔다는 증거 사진과 자료들을 29일 공개했다. ©Newsjeju
▲ 제주자치도는 제주해군기지 주변 환경조사 보고서를 은폐했다는 홍명환 의원의 주장에 정면 반박하면서, 보고회가 매년 개최해 왔다는 증거 사진과 자료들을 29일 공개했다. ©Newsjeju

이에 제주자치도는 지난 3년 간 강정천의 수질환경지표 값을 공개하면서 이를 정면 반박했다.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수질환경지표로 사용되는 여러 항목에 대한 생활환경기준 등급에서 대부분 1등급으로 나타났다.

수소이온농도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 화학적산소요구량, 총유기탄소량, 부유물질량, 용존산소량 등이 모두 1등급이었고, 총 인 수치만 2등급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강정 주변해역에 대한 해양수질평가지수 역시 1등급이었다. 다만, 조사가 이뤄졌던 지난 2016년 11월에는 수질평가지수 수치가 28로 올라가면서 2등급을 받은 적이 있었으며, 2017년 6월과 8월에도 2등급으로 조사된 바 있었다. 

지난해 8월엔 '나쁨'의 4등급까지 하락한 적이 있었으나 올해 5월 기준으로 현재 상태는 '매우 좋음'이다.

홍 의원이 주장한 3등급 하락은 아니라는 얘기다.

허나 강정천이나 해군기지 주변의 해양이 1급수인건 맞지만 홍 의원의 지적대로 중금속 오염은 실제 이뤄지고 있었다.

해양퇴적물 중 니켈(Ni)에 대한 분석결과, 총 7개의 조사관측 지점 중 뒤늦게 추가된 3개 지점에서 중금속 오염 수치가 증가했다.

니켈 함유량이 2017년에 23mg/kg이었던 A지점은 2019년에 29mg/kg로 증가했고, B지점은 15mg/kg에서 39mg/kg로 급증했다. C지점도 39mg/kg에서 49mg/kg으로 늘었다.

니켈의 '주의' 기준 수치는 47.2mg/kg이며, '관리'해야 할 기준 수치는 80.5mg/kg다. 모두 관리에 나서야 할 수준은 아니지만 총 7개 지점 중 단 한 곳에서만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과다.

강정천에서의 니켈 함유량도 조사기간 내내 오염평가기준 수치인 '40'이하로 나타나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해양퇴적물 중 납(Pb) 성분도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강정천에서의 납(Pb) 성분이 매우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2016년도 강정천의 납 수치는 9.117이었으나, 그 다음해에 31.718으로 늘어나더니 지난해엔 138.72를 찍었다. 올해엔 무려 184.596이라는 수치까지 급증했다. 오염도 기준치는 1등급을 유지하려면 59 이하여야 하며, 2등급은 154 이하여야 한다.

이 때문에 홍 의원이 강정천의 수질이 3등급으로 나빠졌다고 지적한 것이었다. 강정천의 수질환경지표는 1등급이 맞지만 중금속 오염도 기준으로 보면 3등급으로 떨어졌다는 지적은 일면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실제 강정천의 납 성분이 급증했던 2018년 8월은 강정 주변해역의 해양수질평가지수가 4등급으로 관측됐던 해다.

이에 대해 제주자치도는 "2017년까지는 정상 농도를 보였으나 지난해 8월부터 토사 및 부엽토 침적물이 해양으로 확산돼 조사해역의 하부(기저퇴적물)층을 채취한 시료에서 결과 값이 다소 높게 검출된 것"이라고 해명은 했으나 보다 정밀한 원인규명은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추후에 해당 지점에 대한 보다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토사 및 부엽토 침전물로 납 성분이 급증했다고 보는 건 뭔가 석연치 않다.

또한 제주도정이 이러한 조사보고서를 은폐하려 했다는 홍 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매 조사년도마다 3회씩 강정마을회 주민들에게 보고를 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연차별 최종결과 보고서는 해당 상임위에 제출했고, 강정마을 주민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이미 마을회에도 배부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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