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언 정무부지사 예정자 인사청문회, 30일 실시
청문 위원들 "정무적 역할 제대로 수행해 낼 수 있을지 의문" 제기
김성언 정무부지사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제주감귤 산업에만 매진해 온 이력으로 '정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집중 제기됐다.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30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들은 하나같이 김성언 예정자의 '정무' 능력을 의심했다.
강성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을)은 김성언 예정자가 인사청문회에 나서는 인사말을 통해 '소통'만큼은 자신있다는 발언에 대해 쓴소리를 가했다.
강 의원은 "시민단체 쓴소리도 듣겠다고 했다. 오늘 의회 들어올 때 앞에서 시위하던 분들과 만나보기는 했나. 취임 전이긴 하지만 소통을 잘 한다고 했으면 밤샘 투쟁하는 분들에게 인사 정도라도 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강 의원은 "정무적 역할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1차산업엔 감귤만 아니라 밭작물도 중요하다"며 "1차산업에만 일해온 것으론 제주도정의 모든 정책을 꿰뚫고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깊다"고 지적했다.
김성언 예정자는 "(의회 앞 시민들을 위해선)생각이 짧았다"면서 "모르는 건 배우면서 발로 뛰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정무부지사 재직기간이 얼마나 된다고 배우면서 하면 언제 일을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재차 의구심을 던졌다. 이에 김 예정자는 "벼락치기로 해서라도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벼락치기'라는 답변에 문경운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도 김 예정자의 정무적 역할론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문경운 의원은 "1차산업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정무부지사는 정무적인 업무가 그 첫번째"라고 강조하면서 "과거 이력만 보면 과연 정무부지사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김 예정자는 "솔직히 행정에 대해선 아는 게 없다. 빨리 배우고 실천하겠다. 소통엔 자신있으니 모두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탈하게 답변은 했지만 명확한 방법론을 제시하진 못했다.
이어 김 예정자가 "제 주관대로 바르게 (원희룡 지사에게)직언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하자, 문 의원은 "(원희룡 지사로부터)부지사 직을 제안받았을 때 어떤 조건을 제시하진 않았느냐"고 물었다. 자신만의 주관이나 철학이 확고하다면, 그걸 밀고 나가도 되겠느냐는 확답을 받았느냐는 질문이었다.
허나 김 예정자는 이를 '어떤 댓가를 받진 않았느냐'로 오해를 해서인지 "조건 같은 건 전혀 없었다"고 답변했다.
김 예정자가 오인한 부분을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1동·이도1동·건입동)이 이어 받아 다시 질문했다.
문종태 의원은 "문경운 의원이 말한 '조건'은 정무부지사의 철학과 소신을 원 지사에게도 밀고 나갈 수 있는지를 물어본 것"이라며 "(원 지사로부터)1차 산업에 대한 전권을 받아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예정자는 "그게 안 된다면 바로 그만두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문 의원은 "행정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는데 정무 능력을 수행하려면 행정 경험도 필요하다. 특히 의회와의 관계 속에서 예산과 관련해 답답한 상황이 자주 올텐데 이건 단기간에 '벼락치기'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의원은 원희룡 도정 하에서 이뤄지고 있는 각종 난개발 사업에 대해 김 예정자의 주관을 (도지사에게)어필할 수는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김 예정자가 "즉답이 난처하다"고 한 발 물러서자, 문 의원은 "부지사의 철학과 소신에 부합되지 않은 정책에 대해선 과감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뉴오션타운과 애월국제복합단지, 동물테마파크 등의 사업추진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예정자는 문 의원이 지적한 사업들에 대해선 잘 모르는 듯 했다. 다만, "모든 정책은 도민을 위해야 한다. 도민이 싫어하는 걸 하면 안 된다"며 "청정에 반하는 사업에 대해선 지사에게 (자신의 소관)을 전하겠다. 갈등으로 더 확대되지 않도록 방패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 외에 오영희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은 김 예정자가 그간 살아온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기부금을 납부한 사례가 없었고, 사회봉사 이력도 전무한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오 의원은 "농협 직원들은 실적 위해서 공제 가입에 온 가족이 동원됐을텐데 김 예정자는 조합장을 3선이나 하면서 가족들이 한 명도 가입이 안 돼 있다는 것도 아쉬운 지점"이라고도 질타했다.
한편, 김성언 예정자는 자신이 부지사 직을 맡게 되면 농업기술원과 협력해서 보다 다양한 작물 재배가 가능하도록 행정에서 골고루 지원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지사가 되면 무엇을 꼭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한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