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 의원 중 6명 심사보류에 동의... 민주당 의원 2명 찬성, 4명 반대... 민주당 내분 심화
심사보류 사안은 의장 직권상정 불가능... 의회운영위에서 어떤 결정 내려야만 가능

[기사수정 12시 14분] 제주 제2공항 공론화 특위 결의안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소속 의원들간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심사보류' 처리됐다.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는 31일 오전 10시에 제377회 제2차 회의를 열어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한 두 개의 안건을 처리했다. 두 개의 안건은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과 ▲제주도의회의 공론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을 반대하는 청원의 건이다.

두 개의 안건은 동시에 일괄 상정됐다. 제2공항 공론화 특위 구성 결의안 처리결과에 따라 자동으로 구성 반대 청원의 건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김경학 의회운영위원장은 "정회 뒤 간담회 자리에서 충분한 논의가 있었으나 의원들 간 의견차이로 인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서라도 심사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원철 의원이 강하게 반발했다. 박원철 의원은 "심사도 하지 않고 보류를 하겠다는 것에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먼저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김경학 위원장은 "이미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았나"라며 '심사보류' 여부에 대해 거수 표결을 거치겠다면서 심사보류에 찬성하는 의원들에게 손을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가 31일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심사보류 처리했다.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가 31일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심사보류 처리했다. ©Newsjeju

거수 표결 결과, 강성균, 김경학(이상 더불어민주당), 김장영, 강시백(이상 교육의원), 오영희(자유한국당), 이경용(무소속) 의원 등 6명이 손을 들었다.

의회운영위는 김경학 위원장을 포함해 총 11명의 의원이 소속돼 있기에 과반수 이상이 거수함에 따라 최종 '심사보류' 처리됐다.

나머지 손을 들지 않은, 심사보류에 반대한 의원은 고용호, 고태순, 박원철, 정민구(이상 더불어민주당), 고은실(정의당) 의원 등 5명이다.

더불어민주당 6명 중 2명의 의견이 나눠짐에 따라 '제주 제2공항 공론화 특위 구성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한 셈이다. 결국, 제2공항을 둘러싼 민주당 내분이 '심사보류'의 원인으로 지목되기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간의 갈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심사보류 된 이 두 개의 안건은 김태석 의장이 본회의에 직권상정 할 수 없다. 직권상정은 의회운영위에서 부결이든 부의든 어떤 결정을 내려야만 가능하다.

이에 따라 차기 회기가 진행되는, 제378회 정례회(11월 15일 개회) 때 의회운영위가 다시 열려 결정을 본 다음에야 김태석 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다. 이 때에도 의회운영위가 또 심사보류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공론화 특위 구성을 원하는 여러 의원들이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를 요구해 다시 이 안건을 다루게 할 수도 있으나, 이 역시 의회운영위원회가 이를 허락해야만 가능하다.

즉, 현재 제주 제2공항 공론화 특위 구성의 갈등은 김태석 의장과 김경학 의회운영위원장 간의 대결구도로 번지고 말았다.

만일 이날 의회운영위가 이 안건을 '부결'시켰다면 김태석 의장이 오후 본회의장에 바로 직권 상정이 가능했다. 이를 보면 김경학 위원장과 강성균 의원이 이를 막고자 '심사보류'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비춰진다. 민주당의 내분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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