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학 위원장 "하루속히 제자리 찾아 제역할 하길 기대한다" 촉구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원철, 이하 제2공항특위)를 재구성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경학 의회운영위원장은 21일 도의회 기자실을 방문해 제2공항특위에 대해 "하루속이 제자리를 찾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자리를 찾으라'는 말이 무슨 의미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경학 위원장은 "(특위위원들이)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특위가 재구성돼야 함을 돌려 말했다.

▲ 김경학 의회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가 다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Newsjeju
▲ 김경학 의회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가 다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Newsjeju

김 위원장은 "특위가 구성된 15일에 이경용 의원의 지적이 있었고, 18일엔 안창남 의원이 비판이 있었다. 급기야 특위 위원으로 선출됐던 김장영 의원이 '들러리가 될 게 뻔하다'는 이유로 사퇴(19일)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특위는 이러한 지적에 대한 고민은 고사하고 이를 비판하는 동료의원들의 결단을 폄훼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 건 앞으로의 특위 활동에 과연 공정성과 중립성이 확보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인 의회운영위원회에서 '제2공항 건설 관련 특위 구성 결의안'을 수정 가결할 때 부대조건으로 제시한 내용을 김태석 의장과 특위가 지키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당시 특위를 구성할 시엔 제2공항 찬성과 반대 단체들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위원들로 구성돼야 할 것을 명시했다.

김태석 의장은 그간의 특위 구성 관례에 따라 각 6개 상임위원회로부터 1명씩 추천을 받고 김 의장이 추천한 1명을 더해 7명으로 구성했다. 절차 상으론 문제가 없었다. 허나 특위 7명 중 6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었으며, 대부분 제2공항을 반대하는 성향의 의원들로 구성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게다가 이번 특위 구성 결의안을 대표발의했던 박원철 환경도시위원장이 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벌써부터 한 쪽으로 편파된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를 이유로 김장영 의원은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사퇴했다.

김장영 의원의 사퇴에도 추가 위원 선임이나 별다른 조치 없이 특위가 활동을 시작하자, 이를 보다 못한 김경학 위원장이 나섰다. 김 위원장 역시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나 현재 제2공항을 찬성하는 측으로 분류돼 있다. 민주당 내분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특위 활동이 한 쪽으로 치우쳐 진행될 것을 우려해 문제제기에 나선 것이다.

▲ 현재 구성돼 있는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 소속 도의원들. 왼쪽 상단부터 박원철 위원장, 강민숙, 강성의, 고현수, 조훈배(부위원장), 홍명환 의원. 애초 김장영 의원이 포함돼 있었으나 지난 19일 사퇴했다. ©Newsjeju
▲ 현재 구성돼 있는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 소속 도의원들. 왼쪽 상단부터 박원철 위원장, 강민숙, 강성의, 고현수, 조훈배(부위원장), 홍명환 의원. 애초 김장영 의원이 포함돼 있었으나 지난 19일 사퇴했다. ©Newsjeju

김 위원장은 "찬성과 반대 양측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선 객관성과 중립성 확보가 생명이다.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 책임있는 모든 분들의 지혜와 결단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기자단에서 "특위 위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게 찬반 단체가 이를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여부다. 결국 수용성 문제인데 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는데도 변화된 모습 없이 그냥 가는 건 아니"라고 답했다.

사실상 제2공항특위의 재구성을 요구한 셈이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간의 관례대로 특위가 구성돼 왔으나, 지금 특위 위원 상당수가 제2공항 반대를 노골화 해왔던 분들이다. 찬성 입장의 위원이 없다"며 "이번에 그 관례가 깨졌다고 본다. 제자리를 찾아가야만이 그간의 억측과 오해, 불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중립적인 인사를 추천토록 명시했는데 그 조건이 충족됐다고 보기 어렵다. 의장 역시 이 지적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안다. 대표적인 반대론자가 위원장을 맡으면 되겠느냐"며 현재의 특위 구성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특위가 변화없이 이대로 갈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오지 않은 상황을 예단해서 말하긴 어렵다"며 향후 제2공항을 두고 민주당 내 갈등이 더 심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현재 제2공항특위는 김장영 의원이 빠진 채 6명으로 가동되고 있다. 박원철 환경도시위원장이 특위 위원장을, 조훈배 의원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 외에 강민숙, 강성의, 고현수, 홍명환 의원이 포함돼 있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이며, 대부분 제2공항에 대한 도민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성향의 의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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