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남자 박근혜"... 발언 파장 예고
"도민만 바라보겠다"고 늘 해명하던 원 지사, 또 중앙정치 기웃기웃... 결국 자유한국당 입당 예고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7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남자 박근혜 같다"고 표현해 파장이 예상된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전 대구 수성관광호텔에서 개최된 '아시아포럼 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야권이 통합되면)자유한국당에 입당할 것을 예고하면서 이러한 수위 높은 발언을 일삼았다.

원 지사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생방송으로 보여 준 '국민과의 대화'를 의식한 듯 "문재인 대통령이 잘 듣는 것 같지만 안 받아들이고 특정한 문제에 굉장한 고집이 세다"며 "소수 측근에 둘러싸여 바깥으로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는 건 남자 박근혜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남자 박근혜'라는 표현에 기자단에서 "(발언)수위가 너무 센 것이 아니냐"고 말하자, 원 지사는 "너무 센 발언인가. 서면 보고를 좋아하는 것도 특성"이라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7일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7일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남자 박근혜"라고 묘사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이어 원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탄핵)원인을 자초한 사람들은 스스로 (그에 따른 책임으로)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책임을 전가하고 흙탕물을 뿌리고 있으면 보수 전체가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단식을 벌이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겐 "단식보단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시기다.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인데 단식 이후 리더십을 어떻게 가져가는가가 중요하다"며 "12월이 국회 클라이막스인데 (단식을)너무 일찍 시작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원 지사는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수 있다는 여지를 슬그머니 흘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거취를 묻는 질문에 원 지사는 "다가오는 폭풍우 시대의 풍운아가 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다크호스로는 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슬그머니 (한국당에)입당하진 않을 것"이라며 "지리멸렬한 보수 야권이 통합되고 (제가)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사실상 한국당 입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이런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이제껏 제주도에 있었을때는 늘 "제주도민만 바라볼 것"이라며 한사코 중앙정치에 눈을 돌리지 않겠다고 해명해왔던 그였다. 허나 제주가 아닌 타 지방에만 가면 평소 제주에선 언급도 하지 않던 '다른 소리'를 일삼아왔다. 제주에선 '거짓말'을, 육지로 가면 '본심'을 드러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렇게 논란과 파장으로 뻔히 번질 발언들을 일부러 던지는 것을 보면, 원희룡 지사가 분명 무언가를 노리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