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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북동주민센터

김현주

요즘 제주도의 현안을 꼽으라면 빠짐없이 ‘교통’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교통체증, 주차문제 등 제각각의 모양으로 여러 피해를 유발하고 있는 무거운 주제이다. 이런 현안을 해결하고자 제주시 ‘기초 질서 지키기’ 프로젝트에도 교통관련 정책이 많이 포함되어있다. ‘주변 주차장을 이용하기, 인도·횡단보도 위 주·정차 안하기, 상가·내 집 앞 도로 위 물건 적치 안 하기’.

글로 늘여놓으면 지켜야 할 당연한 명제임에도 실제로 밖에 돌아다니게 되면 몇 걸음도 채 지나지 않아 지켜지지 않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도로는 ‘사람이나 차 등이 다닐 수 있도록 땅 위에 만들어 놓은 길’이라고 사전에 명시되어 있다. 요컨대 도로의 주인은 어느 곳에만 국한된 것이 아닐 진데 요즈음 ‘도로의 주인’이라는 무게의 추가 한 쪽으로 쏠린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모두가 도로의 주인’에서 자동차의 지분이 커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도로를 공동체의 소유라고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으니 말이다.

길 가다가 흔하게 볼 수 있는 ‘개구리 주차’. 인도와 차도 사이에 반씩 걸쳐서 세운 주차 행태를 일컫는 말이다. 인도와 차도의 턱이 있는데 어떻게 세웠지 싶으면 열에 일곱은 경사로를 따라 타고 올라간 경우가 허다하다. 문제는 이 경사로 부근에 개구리 주차를 하는 차들로 인하여 장애인들의 이동을 용이하게끔 만든 경사로의 의미가 유명무실해진 다는 점이다.

사거리에서 일어나는 ‘코너 주차’는 어떠한가. 사거리에 코너 주차를 하게 되면 시야가 가려져서 사거리로 진입하는 차량은 물론 사거리를 지나가는 보행자의 시야 역시 방해하여 자칫 주위를 잘 보지 못하면 사고가 날 수 있다.

이렇게 도로위에서 벌어지는 개구리 주차나 코너 주차 등의 문제들은 자동차의 시각에서만 도로를 바라보아서 벌어지는 일이 아닌 가 싶다. 보행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이런 행태들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혹은 다른 도로 이용자들의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도로는 우리 모두의, 공동체의 소유임을 잊지 말고 공동체를 사용하는 개개인이니만큼, 조금 더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질서를 지키고자 하면 조금 더 안전한, 더 나은 도로를 함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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