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건설 국토부 정책에 브레이크를 거는 건 아냐"
"다만, 갈등해소 위해 도민공론 모아 그렇지 않다면 선회할 수도 있어"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한 발언에 따른 여러 해석이 나온 가운데,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대통령의 명확한 진의를 밝혔다.

송재호 위원장은 이날 개막한 제주국제유니버설디자인 엑스포 행사 참석차 제주를 방문한 뒤, 원희룡 지사와 김태석 의장을 연이어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 가운데 김 의장과 나눈 대화가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기자단은 이 자리에서 제2공항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지역에선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다며 명확한 입장을 전해달라고 요구했다.

▲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왼쪽)이 28일 김태석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2공항 관련과 발언한 부분에 대해 대통령의 진의를 전하고 있다. ©Newsjeju
▲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왼쪽)이 28일 김태석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2공항 관련과 발언한 부분에 대해 대통령의 진의를 전하고 있다. ©Newsjeju

이에 송 위원장은 "공항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 같진 않다. 어떤 입지에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이냐의 문제인데, 그건 도민들이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기본 철학"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이러면 국토부가 추진하는 공항 정책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라는 확대 해석이 나올 수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단언하면서 "대통령께선 원론적인 말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송 위원장은 "국토부는 국토부대로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것이기에 기본계획 고시 절차를 밟는 거고 다만, 대통령께선 추진 과정에서 주민의견이 잘 반영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이고, 그 해결방안은 국토부나 정부에 있는 게 아니라 제주도의 몫이라고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오해가 발생한 건, 공론화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 '공론화'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보느냐에 대한 입장을 묻자, 송 위원장은 "제 3자 입장에서 보면, 마음이 아프다. 박찬식 씨나 정부청사 앞에서 천막치고 있는 분들이 다 친한 분들인데 위로하러 가지도 못해 안타깝다"며 "저로선 정부 측 입장도 대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송 위원장은 "국토부나 행정에선 정책 재량권, 즉 정책의 유연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추진 과정에서 유연성이 넓혀져야 하는데 그 역할이 균형발전위원회가 하는 일"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공론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언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위원장은 "제주도민이 지금 요구하는 건 제가 볼 때엔 조금 더 좋은 공항, 더 좋은 제주도, 더 좋은 삶을 만들어보자는 것이기에 충분히 합의하면 갭을 좁힐 수 있을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누군가가 그러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자 김태석 의장이 지역국회의원과 도지사, 의장이 모두 모이는 '라운드테이블'에서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송 위원장은 역으로 김 의장에게 '라운드테이블'을 마련해 줄 것을 부탁했다.

기자단에선 "원희룡 지사가 (제2공항 공론화에서만큼은)협조적이지 않아 나오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제기됐다.

송 위원장은 "큰 꿈을 가진 사람으로서 포용의 정치를 해야지 배제의 정치를 하면 되겠느냐. 고향 선배로서 당연히 (참석할 것을)조언한다"며 "물론 재량권이 없기에 어렵다는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 허나 어쨌든 이 문제는 서로가 지혜를 짜서 답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송 위원장은 "그런 부분에서 김 의장이 먼저 책임을 지고 나섰다고 보고, 의회가 이미 갈등해소 특위를 결정했기 때문에 라운드테이블 자리를 요청하면 거기서 의견을 모아 대통령과 국토부에 전해서 보다 좋게 갈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 위원장은 "도의회 특위에서 공론조사를 하고 그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국토부가 그걸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다만, 공론조사 결과에서 도민의 의견이 이렇다면 그 부분은 충분히 참조돼 (제2공항 건설정책이)선회될 수도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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