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농촌지도사 이성돈

▲ 이성돈 농촌지도사. ©Newsjeju
▲ 이성돈 농촌지도사. ©Newsjeju

우리 선조들은 예부터 채소를 구하기 어려운 기나긴 동절기를 앞두고 연례행사처럼 이 시기에 김장을 해왔다. 김장은 잘 삶은 수육, 갓 지은 쌀밥, 손으로 찢은 김장김치 등 가족, 이웃들 간 한자리에 모여 앉아 몇 십 포기씩 담가 나눔의 정신과 연대감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해 온 우리 고유의 문화다. 

하지만 요즘 김장철이 되었음에도 무, 배추 등 소비가 위축돼 되레 농가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이는 파종기부터 계속된 폭우와 태풍의 영향으로 인한 작황부진, 출하량 감소에 따른 천정부지로 솟는 배추, 무 가격에 김장을 망설이거나, 김장을 포기하는 세대(김포 세대)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포세대가 계속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배추, 무는 물론 마늘, 생강 등 양념 채소류의 가격 하락 폭도 심화될 것이고 김장 부재료인 젓갈류에 대한 소비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마늘은 남도형 마늘인데 대부분 김장용으로 소비되는데 김포세대 확대에 따른 마늘 소비 부진으로 인해 지역농협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자 그 여파가 마늘 재배농업인으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늘 생산량 증가로 인해 마늘 시세가 폭락했고 이에 마늘을 수매해 보관하는 농협들은 판로가 없어 큰 시름에 빠져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에서 마늘산업은 월동채소의 안정적인 수급조절을 위해서는 일정 면적 이상 재배되어야 또 다른 월동 채소류와의 균형 재배를 이룰 수 있고 매년 반복되는 월동 채소류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제주마늘이 점점 설 자리를 잃는 만큼 다른 월동채소는 주기적으로 과잉생산을 반복할 것이다. 

마늘은 반드시 적정 면적 이상 재배가 이뤄져야 한다. 제주에서 마늘 재배면적의  감소는 다른 월동채소류 과잉과 함께 제주의 주 작물인 감귤산업에 미칠 영향 등 도미노적인 파장은 불을 보듯 뻔하다.

김장은 김치를 만들기 위한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 이웃 간 순수한 사랑을 나누는 행사라는 점에서 제주산 마늘의 소비촉진을 견인할 수 있는 범국민적 김장하기 캠페인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제주의 마늘산업의 미래도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 할 수 있는 재배품종 다변화, 구마늘 중심에서 풋마늘·새싹마늘 등 출하형태의 다변화, 마늘산업의 4차 산업화 유도 등 마늘산업을 활성화 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가 가동되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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