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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읍사무소 오화영

신규공무원이 된 지도 2개월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조직 내부에서 겪은 공직은 외부에서 보던 것 보다 훨씬 막중한 책임을 지닌 자리였다. 주민들의 사소한 불편 사항들도 공무원의 손을 거쳐야 해결이 되고 나에게 맡겨진 간단한 업무라 하여도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였다. 이처럼 공무원의 행동 하나하나는 주민들에게 강한 파급력을 끼치므로 공무원에게는 높은 잣대가 주어질 수밖에 없고 이 잣대에 맞추기 위해 공직사회의 ‘청렴’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청렴의 중요성은 부연 설명하지 않아도 공직자라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언론에서는 공직자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보도가 심심찮게 다뤄진다. 공무원이 된 이후, 이러한 보도를 접할 때면 ‘그들이 초심자였던 시절은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기안 하나를 작성할 때에도 수차례 확인을 하고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면 법령과 지침을 여러 번 훑어보는 지금의 나와 같이 그 당시 그들에게 ‘청렴’은 분명히 중요한 가치였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익숙함과 안정감을 느끼면서 처음의 다짐은 무뎌지고 잊히기 쉽다. 이러한 측면에서, 조선시대 후기 목민관이었던 유의를 높게 평가하고 싶다.

조선시대 후기 목민관이었던 유의는 공문이 아닌 사사로운 편지는 뜯어보지도 않을 정도로 자신의 업무에 있어서 매우 철저하여 사소한 청탁도 받지 않았고, 절대 도리에 어긋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러한 유의에게 다산 정약용은 융통성을 가지라며 지적한 적이 있었으나 이에 유의는 “조정에 있는 고관의 부탁이 비록 무겁기는 하나 내가 편파적으로 한사람만 찾아보고 특혜를 준다면 이는 왕의 명령을 어기고 한 사람의 사사로운 명령을 받드는 것이니 내가 어찌 감히 그런 짓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하였다.

유의의 강직함이 어찌 보면 고지식하고 경직돼 보일 수 있으나 다시 생각해 보면 이는 원리 원칙을 지킴으로써 불신과 의심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를 든든하게 받혀주는 기둥을 세운 것이다. 이제 막 맡은 업무에 익숙해지려는 지금, 나 자신에게 엄격해지고 청렴을 내재화, 습관화하여 30여년이라는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흔들리지 않고 단단한 기둥을 세울 수 있는 초석을 다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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