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현재 5kg 6000원 선 무너지면서 5600원으로 떨어져
2L 규격 kg당 300원에 2만톤 수매키로, 2S 규격도 가공용 감귤로 전환 검토 중

▲ 제주특별자치도 전병화 감귤진흥과장이 감귤가격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 전병화 감귤진흥과장이 감귤가격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Newsjeju

올해 제주산 노지감귤 가격이 5kg 한 상자 6000원 선이 무너졌다. 지난 10일에 5800원으로 하락했고, 12일 현재엔 5600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12일 감귤가격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으로 감귤수급조절 및 시장격리사업을 오는 16일부터 내년 설 명절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2L 규격의 노지감귤 2만 톤을 수매해 보관키로 결정했다. 2L 규격은 과실 크기가 67mm 이상에서 71mm 미만인 상품으로, 상품 규격 중 제일 큰 과실이다.

올해 노지감귤 총 생산 예상량이 49만 2000톤인 가운데, 2L 규격의 비중은 7.8%로 측정돼 3만 8376톤이 생산될 것으로 예측됐었다. 즉, 절반 이상의 2L 규격 상품을 비상품 감귤처럼 가공용으로 전환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전병화 감귤진흥과장은 "현재 2L 규격의 노지감귤이 시장에서 3800원(5kg, 12월 평균)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평균 가격을 떨어뜨리는 2L 물량을 줄이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제주자치도는 2L 규격을 kg당 300원에 수매하기 위해 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비상품 감귤에 대한 가공용 수매 가격은 kg당 180원이다.

12월 평균 감귤 규격별 거래가격 동향. 자료=감귤출하연합회.
▲ 12월 평균 감귤 규격별 거래가격 동향. 자료=감귤출하연합회.

이와 함께 제주자치도는 오는 16일에 제주감귤출하연합회 전체 회의를 개최해 2S(49~54mm) 규격의 노지감귤도 가공용 감귤로 전환할 것인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S 감귤 생산 예상량은 9만 2496톤이며, 이는 전체 생산 예상량의 18.8%를 차지하는 규모다. 

감귤출하연합회에 공시된 12월 평균 노지감귤 규격별 가격시세를 보면 2S는 5900원, S 7000원, M 6200원, L 5000원, 2L이 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장 최근인 12일 가격형성에선 2S가 5200원, S 6100원, M 5300원, L 4600원, 2L 3500원으로 모두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S는 2L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좋게 형성돼 있고, 거래물량도 전체 거래량의 20.8%(12월 평균)를 차지하고 있어 2L처럼 시장격리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대신 2L 규격을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하거나, L 규격의 상품도 일부 수매하는 것이 시장가격 회복에 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L 규격의 상품은 4500원(5kg, 12일 기준)에 거래되고 있으며, 전체 거래량의 12.6%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가격은 지난해에 비해선 19%, 최근 5년 평년에 비해선 39%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올해산 노지감귤 최근 시세. 자료=감귤출하연합회
▲ 올해산 노지감귤 최근 시세. 자료=감귤출하연합회

현재 노지감귤 출하상황을 보면 일일 도외출하물량은 2500여 톤으로, 이는 지난해 및 평년에 비해 10~20% 감소한 수준의 물량이다. 적정 수준의 공급물량이고, 당도 역시 지난해 9.4브릭스 수준인 9.3브릭스인데도 좀체 가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제주자치도는 노지감귤 시장가격 하락의 원인을 단순히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둔화로 보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소비지 시장 여건 등을 감안하면 도외출하물량 조절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번 주 중에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세부시행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병화 과장은 "당도만 좋으면 생산량에 관계 없이 소비될 거라는 연구 발표가 있었고, 원지정비 사업을 시행하면 당도가 2브릭스 정도 올라간다는 통계도 있어 앞으론 원지정비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이번 조치에도 가격이 오르지 않을 시엔 특단의 대책을 더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