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지질硏, 폭발음 2차례 관측 6시간 만에 통보
ㆍ군, 사고발생 1주일 뒤 ‘지진파 감지’만 공개


천안함 침몰 사고 당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이 폭발로 추정되는 두 차례의 음파를 감지해 사고 발생 6시간 만에 관계 당국에 보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그러나 정부와 군 당국은 사고원인 분석의 증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그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이 11일 지질연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결과 백령도관측소는 천안함 사고 당일인 지난달 26일 오후 9시21분58초를 시작으로 1.1초 단위로 두 번에 걸쳐 6.575㎐의 음파를 관측했다. 이 음파는 사고 지점에서 각각 177㎞와 220㎞ 떨어진 김포관측소와 철원관측소에서도 감지됐다.

지질연은 “관측된 음파는 폭발에 의한 신호”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두 차례의 폭발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생존 승조원들이 ‘꽝’ ‘꽝’이라며 두 차례의 폭발음을 들었다는 진술과 일치한다.

지질연은 폭발 원인에 대해선 “원인을 직접 알 수는 없지만 공중음파 신호 양상으로 볼 때 외부폭발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질연은 “리히터 규모 1.5의 지진파가 감지됐다”면서 “이를 수면 10m 아래 지점에서 폭발한 것으로 가정하면 폭발력은 TNT 260㎏에 상응한다”고 분석했다.

지질연은 첫 관측 사실을 비롯해 추가되는 내용을 즉각 관계당국에 보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질연은 사고 발생 5시간쯤 뒤인 지난달 27일 새벽 2시15~20분 사이에 국가위기상황센터에 ‘인공지진’의 발생시각·규모·추정위치를 통보했다. 1시간 정도 뒤인 새벽 3시19분쯤에는 지진파 및 음파 분석결과를 국가위기상황센터에 e메일로, 국가정보원에는 팩스로 보냈다.

결과적으로 지질연의 즉각적 보고에도 불구, 정부와 군 당국이 이후 천안함 침몰 사고 발생 시각을 4차례 수정했다. 또한 지진파 감지 사실을 사고 발생 1주일 뒤에 뒤늦게 공개하면서 음파 탐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노영민 의원은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린 안보관계장관회의에 이 보고가 올려졌다면 정부가 고의로 사실을 숨긴 것이고, 보고가 되지 않았다면 국가위기대응시스템이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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