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양리 주민들... 성산포 해양관광단지 지정 이후 사업자는 콘도만 분양
2차 사업 추진 전무하고 주민상생 방안 내놓지 않는다고 비판
제주자치도에 "더 이상 개발 허용할 수 없다"며 투자진흥지구 해제 촉구 나서

▲ 신양리 주민들이 성산포 해양관광단지에 지정된 투자진흥지구를 해제해달라고 30일 촉구했다. ©Newsjeju
▲ 신양리 주민들이 성산포 해양관광단지에 지정된 투자진흥지구를 해제해달라고 30일 촉구했다. ©Newsjeju

제주 서귀포시 신양리 주민들이 제주특별자치도정에 성산포 해양관광단지에 지정된 투자진흥지구를 즉각 해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신양리 주민들은 30일 오후 2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제주도정을 향해 더 이상 추진되고 있지 않은 2차 사업을 이유로 투자진흥지구 지정해제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과거 2000년대 초반에 SBS 드라마 '올인'의 배경으로 섭지코지가 뜨자 골프장과 호텔 등의 개발사업들이 끊임없이 추진되면서 난개발의 제물이 돼 왔다"며 "정작 콘도 분양만 일삼으며 막대한 부동산 이득을 취하고 나선 주민상생 사업 등 2차 사업을 전혀 추진하지 않아 방치해왔는데도, 제주도정은 세 차례나 걸쳐 사업을 연장해 주는 특혜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실제 성산포 해양관광단지에 대한 투자진흥지구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쳤다. 2008년 4월에 지정 고시된 이후, 사업자인 보광이 일부 토지를 오삼코리아 측에 매각(2011년)하면서 대표자가 두 차례나 변경됐다.

사업자는 매각토지로 인해 투자진흥지구 지정 심의에서 '보류' 판정을 받아 2차에 걸쳐 회복명령을 받아야 했다. 이후 투자지진흥지구에서 지정해제될 것 같았으나, 2017년 2월에 법인이 (주)보광제주에서 (주)휘닉스중앙제주로 변경되면서 다시 기사회생했다.

다시 2018년 11월에 투자진흥지구 지정 변경계획서가 제출되고, 그해 12월에 변경 승인되면서 투자진흥지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사업자가 여러 차례 바뀌고 사업계획도 장기화되면서 주민들과의 상생발전 약속이 지지부진 지켜지지 않아 왔다는 데 있다.

지난해 새로 선출된 김법수 신양리장은 "당시만해도 섭지코지 일대에 환경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볼거리와 즐걸거리를 제공해 지역상권에 이바지하겠다고 했으나 2차례 계획이 변경되면서 모든 게 물거품되자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돼 이렇게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김 리장은 "사업자의 부동산 투기 놀음판에 휘둘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당장 투자진흥지구를 해제해야 한다"며 "이제껏 각종 혜택을 받아 온 세제감면에 대해서도 환수조치에 나서야 하고,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마을주민들은 "앞으론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사업자의 개발사업들을 막아내겠다"면서 "더 이상의 난개발로 훼손되는 걸 막기 위해 주민들의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고용호 제주도의원이 지역주민들과 상생하지 않는 사업자의 개발사업에 대해선 결코 동의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Newsjeju
▲ 고용호 제주도의원이 지역주민들과 상생하지 않는 사업자의 개발사업에 대해선 결코 동의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Newsjeju

한편, 이와 관련 지역구 의원인 고용호 농수축경제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성산읍)은 "2008년에 지정된 이후 10년 동안 지역주민 상생방안을 (사업자가)마련하지 못했다"며 "도로 기부체납도 전혀 안 이뤄졌고, 사업수단으로만 이용했다. 아쿠아플라넷 측에 도로 사용조건으로 연간 몇 억 원씩 받아내면서 지역주민에겐 유독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호 위원장은 "마을에서 체육대회나 하면 쳐다볼까. 지금까지 지역을 홀대하면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제2공항이 발표나니까 이제 다시 호텔 짓겠다고 하니 지역주민들은 뭐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고 위원장은 "힘 있는 사업자가 손 내밀고 상생방안을 제시해야지, 지금까지 주민들이 참아준 것만 해도 고맙게 여겨야 할 것"이라며 "지역과 상생하지 않는다면 저 또한 사업추진을 막아내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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