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영 제주특별자치도 노인장수복지과

▲ 김혜영 제주특별자치도 노인장수복지과. ©Newsjeju
▲ 김혜영 제주특별자치도 노인장수복지과. ©Newsjeju

20년 전, 외할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후 홀로 지내시던 외할머니는 치매진단을 받으셨다. 엄마는 외할머니를 집으로 모셔와 돌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들을 알아보지 못했고 남루한 행색, 슬리퍼 차림에 거리를 헤매는 외할머니를 이웃주민이 신고하여 우리가족은 경찰서에 버선발로 뛰쳐나가기 일쑤였다. 그렇게 지내기를 5년, 결국 외할머니는 건강이 악화되어 누워 지내시다가 가족의 곁에서 눈을 감으셨다. 

20년이 지난 지금 사회는 많이 변했다. 현재 제주도 노인비율은 전체 인구의 14.5%로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하였고 2025년부터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어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가족구성변화, 부양기피 등으로 돌봄이 사회화됨에 따라 노인돌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그동안 분절적으로 제공되던 노인돌봄분야 5개 사업을 통합하고 돌봄대상자 수를 확대하여 올해부터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 5개 사업 : 돌봄기본서비스, 돌봄종합서비스, 단기가사서비스, 독거노인사회관계활성화사업, 지역사회자원연계사업

이것은 노인장기요양진입과 병원 입원을 예방하고 향후 어르신들이 지역 내에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다.

단순 안부확인 중심의 돌봄기본서비스 대상자가 가사지원 서비스를 받고 싶을 경우 돌봄기본서비스를 포기하고 가사지원이 가능한 돌봄종합서비스로 변경 신청해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안부확인과 가사지원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받을 수 있으며 어르신 욕구에 따라 사례관리를 통해 안전지원(방문·전화), 프로그램참여, 일상생활지원, 건강지원, 서비스연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대상자는 만65세 이상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기초연금수급자로 독거·조손·고령부부가구 및 신체·인지기능 저하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해당되며 돌봄대상자수를 6천여명(5개사업)에서 8천여명으로 대폭 확대한다. 기존 돌봄대상자는 별도 신청 없이 서비스가 이어지며, 신규신청은 올해 3월부터 읍면동주민센터에서 받는다.

또한, 노인인구, 접근성을 고려하여 가정방문·통원형 서비스 제공이 용이하도록 10개 권역(제주시6, 서귀포시4)으로 구분하였고 권역별 수행기관(10개소)의 돌봄 책임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2007년부터 시행한 독거노인생활관리사파견사업이 노인맞춤돌봄서비스사업으로 변천되기까지 그동안 묵묵히 맡은바 소임을 다하며 어르신의 가족이 되어준 생활지원사가 있었기에 어르신들은 외롭지 않고 따뜻한 노후를 보낼 수 있었다.

공적 돌봄 서비스가 제대로 공급되고 가족과 사회가 함께 돌봄 책임을 분배할 때 어르신은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외할머니가 가족의 품에서 편안히 눈을 감으시며 흘렸던 기쁨의 눈물을 기억한다. 어르신들이 그리운 것은 따뜻한 관심과 정이며 그들이 견디기 힘든 것은 외로움과 고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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