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원은 활동 곧 재개할 듯  
'프듀 사태', 가요기획사 자체 프로듀싱 시스템 점검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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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이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데뷔 미니 앨범 '비상: 퀀텀 리프(QUANTUM LEAP)' 쇼케이스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도현, 이한결, 한승우, 조승연, 김우석, 김요한, 강민희, 송형준, 손동표, 차준호, 이은상.  2019.08.2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조작 의혹을 받은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프로듀스 X 101'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이 데뷔 4개월여만에 해체했다. 이 팀에 소속됐던 멤버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승우(26), 조승연(24), 김우석(24), 김요한(21), 이한결(21), 차준호(18), 손동표(18), 강민희(18), 이은상(18), 송형준(18), 남도현(16)이 엑스원 출신들이다.

이들은 플레이엠 엔터테인먼트, 위에화 엔터테인먼트, 티오피미디어, 위엔터테인먼트, MBK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DSP미디어,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브랜뉴뮤직 등에 나눠져 속해 있다.  

애초 엑스원은 팀 전체 활동 2년6개월, 개별 소속사와 병행하는 활동이 2년6개월로 총 5년 간 계약이 맺어졌다. 하지만 결국 예정됐던 기간의 12분의 1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활동을 마감하게 됐다.  

엠넷을 운영한 CJ ENM은 엑스원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각 멤버들 소속사와 전원 합의를 원칙으로 협의했으나 합의가 불발, 결국 해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당장 멤버들의 행보가 결정되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 소속사별로 5년간 엑스원을 기반으로 활동 계획을 짜놓았을 텐데,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엑스원 멤버들은 아직 신인급이라 당장 솔로 데뷔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각 소속사별로 속한 연습생들과 팀으로 나와야 하는데, 최소 6개월~1년 이상은 소요된다. 멤버들은 어쩔 수 없이 재데뷔를 준비하게 됐다.  

플레이엠, 울림, DSP미디어, 스타쉽, 브랜뉴뮤직 등 규모가 있는 소속사의 연습생들은 본궤도에 오르는데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엑스원을 통해 인지도 상승을 꿈 꿨던 중소 기획사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무엇보다 이들 데뷔는 여론의 향방에 걸렸다. 특히 조작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안준영 PD에게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몇몇 기획사에 속한 연습생은 자신의 의도와 별개로 재데뷔까지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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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그룹 엑스원이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2019.10.04. 20hwan@newsis.com
결국 이번 논란에 이은 해체 건으로 가장 피해를 입는 것은 엑스원 멤버들이다. 성장통으로 치부하기에 이들이 이번 건으로 입은 상처는 크다.

가요계 관계자는 "엑스원 멤버들은 투표 조작으로 데뷔한다는 의심을 안고 살아야 하고, 탈락자들은 피해자라는 트라우마를 안고 다시 연습실을 들락날락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럼에도 멤버들은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해체 결정이 알려진 6일 오후 MBK 소속 남도현과 이한결은 소속사 소셜 미디어에 게재한 영상을 통해 팬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남도현은 "활동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사랑을 받아서 행복했고, 엑스원으로서 함께 했던 소중한 경험들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면서 "앞으로 더 빠른 시간 내에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한결도 "여러분들께서 주신 사랑 절대 잊지 않겠다. 이런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저희 엑스원 멤버들, 그리고 (엑스원 팬덤인) 원잇(ONE IT)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했다.  

◇아이즈원은 활동 재개 초읽기  

'프듀X' 전 시즌 프로그램으로 한일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을 결성시킨 '프로듀스 48'도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즈원은 지난해 11월 발매 예정이던 정규 1집 '블룸아이즈(BLOOM*IZ)' 발매를 연기,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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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아이즈원. 2019.07.08 ⓒCJ ENM
하지만 해체를 결정한 엑스원과 달리 아이즈원은 활동 재개 가능성이 높다. 재작년에 진행된 시즌이라 비교적 충격이 덜한 편이다. 열렬한 팬덤이 주축인 남성 아이돌 그룹보다, 팬들의 저항도 상대적으로 적다.  

무엇보다 이미 팬덤이 구축됐다. 2018년 10월 데뷔 앨범 '컬러라이즈', 작년 4월 두 번째 미니앨범 '하트아이즈'를 발매했는데 당시 역대 걸그룹 음반 초동 판매량, 가온 주간 앨범 및 소셜 차트 1위 등을 차지했다.  

특히 한국인 9, 일본인 멤버 3명이 뭉친 팀으로 한일 관계 악화 속에서도 양국 모두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 오리콘 주간 및 일간 차트, 일본 오리콘 해외 앨범 차트 등의 1위 기록을 썼다. 

이런 안정된 성과에 대다수의 소속사들은 활동 재개에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주활동 기반이라는 점도 활동 재개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즈원 대리 매니지먼트사인 오프더레코드는 조만간 활동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가요기획사, 자체 프로듀싱 시스템 강화될 듯  

이번 '프듀' 시리즈 조작 건은 가요계에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특히 기획사 자체 프로듀싱 시스템 강화에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대형기획사는 '프듀' 시리즈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미 자체적으로 뛰어난 연습생을 보유하고 있고, 프로듀싱 시스템도 잘 조직화돼 있기 때문이다. 홍보 툴도 안정화돼 있다.    

그간 중소 기획사가 '프듀' 시리즈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는 프로듀싱, 홍보 시스템이 빈약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부분이 갖춰지기 위해서는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복권처럼 한방을 노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 부담이 따르는 일인지를 이번 '프듀 사태'는 보여줬다. 가능성 있는 연습생들의 싹을 잘나낸 결과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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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이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데뷔 미니 앨범 '비상: 퀀텀 리프(QUANTUM LEAP)' 쇼케이스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도현, 이한결, 한승우, 조승연, 김우석, 김요한, 강민희, 송형준, 손동표, 차준호, 이은상.  2019.08.27. chocrystal@newsis.com


좋은 연습생을 보유하고 있다면 다소 진행사항이 더디고 규모가 작더라도, 자체 조직의 내실을 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프듀 사태'는 증명하고 있다.
  
다만 오디션 프로그램의 축소가 '개천에서 용 나는 사례'를 줄여 가요계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시킬 위험은 있다.  
  
향후 CJ ENM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CJ ENM은 자체적으로 레이블을 보유하고 있지만 엔터사 중 업계에 대한 책임을 요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이번 '프듀' 조작 사태로 더 큰 책임과 의무를 떠안게 됐다.  

CJ ENM은 아이즈원 활동을 통해 자사가 얻는 수익 모두를 K팝 발전을 위한 펀드 조성에 내놓기로 했다. 운영은 외부 기관에 맡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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