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 13마리 엽총에 맞아 학살돼 

▲ 서귀포시 강정천 중상류, 제주해군기지 진입도로 부근에서 누군가에 의해 엽총으로 사냥된 원앙이 교량에 쓰러져 있다. 사진=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Newsjeju
▲ 서귀포시 강정천 중상류, 제주해군기지 진입도로 부근에서 누군가에 의해 엽총으로 사냥된 원앙이 교량에 쓰러져 있다. 사진=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Newsjeju

제주 서귀포시 강정천 일대서 서식 중이던 원앙새 13마리가 집단으로 학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가 강정천 중상류 부근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예찰 도중, 집단으로 폐사한 원앙 무리를 지난 11일에 발견했다. 

조류협회는 폐사한 원앙을 수거해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산탄총용 탄알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탄피도 회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군가 엽총으로 집단 사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허나 사냥을 했다면 가져가야 했지만, 그대로 놔둔 걸 보면 어떤 목적에 의해 사냥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원앙은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지정돼 있는 조류로, 생포 자체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또한 강정천은 수자원 보호구역으로, 사냥 행위를 할 수 없는 지역이다.

이 사건과 관련,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사냥 행위에 제주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해군기지반대 측은 "수렵이 금지된 지역에서, 그것도 천연기념물을 사냥한 건 중대한 범법행위"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이 행위가 제주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와 연관이 있다는 강력한 의심을 버릴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해군기지반대주민회는 "지난 몇 년간 원앙들의 개체수가 크게 증가하고 1년 내내 관측되면서 텃새로 자리잡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곳이 진입도로 공사에 방해요인으로 인식돼 저지른 범죄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게다가 이들은 이곳에 4차선 교량공사가 추진될 경우 강정천의 수질이 오염되고 생태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이들은 "경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죄자를 찾아내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은 강정천의 환경을 학살한 행위이기에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도민들이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이와 관련 신고를 접수받아 수사 중에 있다.

▲ 누군가의 엽총에 사냥당한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사진=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Newsjeju
▲ 누군가의 엽총에 사냥당한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사진=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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