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지코지 주차장 불법조성에도 깜깜이 행정
섭지코지 주차장 불법조성에도 깜깜이 행정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1.13 1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자치도, 절대보전지역 침범해 주차장 조성해도 아무런 후속조치 취하지 않아
홍명환 의원 "공무원은 법 어겨도 되고, 민간인은 구속시키나" 꼬집어

성산포휴양관광단지 구역인 섭지코지 일부 해안변에 조성된 주차장이 절대보전지역을 훼손하면서까지 만들어진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 대규모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봉)'는 13일 제370회 임시회 폐회 중 제18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 내 22개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에 따른 마지막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은 섭지코지 해안변에 조성된 주차장이 불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 불법으로 조성된 섭지코지 해안변 주차장 시설 항공사진(위)과 절대보전지역에 해당하는 공유수면 구역(아래 초록색 영역). 항공사진에선 보라색 실선 아래쪽(바깥쪽)이 절대보전지역이다. ©Newsjeju
▲ 불법으로 조성된 섭지코지 해안변 주차장 시설 항공사진(위)과 절대보전지역에 해당하는 공유수면 구역(아래 초록색 영역). 항공사진에선 보라색 실선 아래쪽(바깥쪽)이 절대보전지역이다. ©Newsjeju

홍명환 의원이 화면을 통해 불법 조성된 주차장 사진을 보여주면서 "절대보전지역 해안을 점유해서 조성돼 있는데 이게 맞느냐"고 묻자, 박근수 환경보전국장은 "맞다"고 시인했다.

박근수 국장은 "2009년부터 연안정비사업에 따른 공사를 추진해 오던 중 월파방지 재해대비에 따른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협의해서 성산읍에서 공사를 했다. 문제는 제주특별법에 따른 절대보전지역 행위허가를 이행하지 않고 공사를 시행해버렸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홍 의원이 "성산읍이 절대보전지역을 훼손하고 불법으로 주차장을 조성한 게 맞는 것이냐"고 물었고, 박 국장은 "그렇다. 행위허가를 이행하지 않고 했다"고 인정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그러면 부서에서 이에 따른 처벌이나 경찰조사나 별도의 조치를 진행한 게 있느냐"고 다시 물었고, 박 국장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그건 서귀포시장의 업무영역"이라고 행정시로 떠넘긴 뒤 "저희 부서에선 보전지역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만 해 놓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홍 의원은 "아니, 불법을 저질렀는데 처벌을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 왜 같은 공무원들이라서 봐주기 하는 거냐"고 꼬집었다.

▲ 홍명환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 ©Newsjeju
▲ 홍명환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 ©Newsjeju

박 국장이 "지역주민들이 요구한 사업이고, 해안변 보호 차원에서 사업을 시행했던 것"이라고 해명하려하자, 홍 의원은 "지역주민 민원도 법 어기면서 해결해주나. 그러면 법이 뭐하러 있는 거냐. 여기는 봐주고, 다른 해안변 절대보전지역에 건물 지은 사람들은 구속시키고... 이런 식으로 관광단지를 개발해 온 것이냐"고 질타했다.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자, 박 국장은 "절대보전지역에 절차상 하자 치유라는 게 있는데, 원상복구를 하게 하는 근거 법령은 없으나 사후에 절차상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선 치유를 하는 사례가 있다.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며 책임을 피해가려 했다.

이에 홍 의원은 "치유의 기본은 정석대로 하는 거다. 이상한 꼼수를 부리지 말라"며 이번엔 조동근 해양수산국장을 불러 이 문제와 관련해 "당시, 어떻게 일 처리를 한 거냐"고 캐물었다.

조동근 국장은 "성산읍 직원들이 공유수면 점용허가만 득하면 되는 줄 알고 그랬던 것 같다. 절대보전지역이나 제주도특별법에 대해 미숙해서, 당시에 절차를 잘 몰라서 한 거 같다"고 답변했다.

▲ 섭지코지 해안변 절대보전지역을 훼손하고 불법으로 조성된 주차장. ©Newsjeju
▲ 섭지코지 해안변 절대보전지역을 훼손하고 불법으로 조성된 주차장. ©Newsjeju

이러한 무책임한 답변에 홍 의원이 "공무원들이 해안변에 절대보전지역이 있다는 걸 모른다는 말이냐"고 지적하자, 조 국장은 "법령이 워낙 많다보니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나곤 한다"며 행정의 단순한 실수라는 뉘앙스로 묻어가려 했다.

홍 의원은 "몰랐다면 되는거냐. 그건 직무유기가 아니냐. 법령이 복잡하다고, 공무수행 중에 모르는 법이 있다면 그냥 그 법을 어겨도 된다는 것이냐. 답변 똑바로 하라"며 "재판장에 가서도 그렇게 말할 거냐"고 꾸짖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국장은 "일 하다보면 이런 사례가 가끔 있다"며 "잘 치유(복구)하도록 하겠다. 물론 고발이나 원상복구 명령의 방법도 있겠지만, 연안정비 10개년 계획에 따라 월파방지 차원에서 진행해 왔던 것"이라고 답하면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이에 홍 의원은 "2006년부터 주차장이 조성되기 시작했는데 이 때까지만해도 모두 경계선 안에 있었다. 그러다가 2009년부터 바다를 점유하기 시작했고, 2015년에 월파방지 안전을 핑계로 절대보전지역을 훼손하면서 파제벽 공사를 한 후에 거기다 또 주차장을 만들었다. 지난해엔 이걸 합리화하려고 별 의논을 다 했더라. 행정에선 다 덮으면 그만인 것이냐"고 쏘아 붙였다.

궁지에 몰린 행정당국은 "주차장을 하지 말도록 별도 검토해서 의회에 차후 보고하겠다"는 답변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