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천 원앙 집단폐사 사건... 강정해군기지반대 측, 경찰 수사결과에 의문 제기

▲ 경찰이 강정천에서 발생한 원앙 집단폐사를 통신선 걸림 사고로 종결하자,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측에선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재수사를 촉구했다. ©Newsjeju
▲ 경찰이 강정천에서 발생한 원앙 집단폐사를 통신선 걸림 사고로 종결하자,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측에선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재수사를 촉구했다. ©Newsjeju

제주 민군복합형관광미항(해군기지) 인근 강정천에서의 원앙 집단 폐사 사건과 관련해,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측이 경찰의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재수사를 촉구했다.

반대주민회는 20일 이번 사건과 관련 두 번째 성명을 내고 "경찰이 지난 17일 통신선에 의한 사고로 종결하겠다고 했지만, 원앙 날개가 총에 맞은 듯한 구멍이 뚫려 있는 것도 원인이 그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게다가 당초 한국조류학회 제주지부가 발견했다는 원앙의 사체 수가 경찰이 발표한 것과도 다르다.

한국조류학회에선 총 13마리의 원앙 사체가 발견됐다고 했었으나, 서귀포경찰서는 수사결과 6마리가 폐사하고 1마리가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의아한 점은 분명 총상을 입은 원앙의 사체와, 주변에서 산탄총알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의 원인이 누군가의 사냥에 의한 것이 아닌, 통신설 걸림 사고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반대주민회 측에선 경찰의 수사에 의문을 품고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반대주민회는 "엽총 사격에 의해 집단폐사가 이뤄졌다는 의심이 충분한 상황이데도, 목이 잘리거나 대부분의 원앙이 골절상이 있었다는 이유로 통신선 사고로 수사를 종결했지만 조류학회에선 다른 의견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날개 길이가 큰 두루미나 황새들이 전깃줄에 걸려 죽는다는 보고는 종종 있어왔지만 원앙과 같은 소형 조류가 전깃줄에 걸려 죽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설령 그렇다해도 제2강정천교 인근 통신선에 걸린 원앙이 800m 떨어진 왕대왓 버스정류장에서 발견된 건 어떻게 설명할 거냐. 게다가 그 원앙의 날개에도 총에 맞은 듯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반대주민회는 "산탄총 소음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 100m 이상 떨어진 농가에서 듣지 못할 가능성도 있고, 날고 있던 원앙에 총에 맞아 추락하면 땅에 부딪힐 때 골절상이 직접적인 사인이 될 수도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대주민회는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재수사해야 할 것"이라며 "문화재청과 환경부는 강정천에 대한 원앙 전수조사를 통해 강정천 상수원보호구역을 천연기념물 327호 서식지인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