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오리안 측 요청안 잠정 수용키로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정책 후퇴 논란 여전

제주특별자치도가 오리온 측이 제시한 용암해수 공급에 대한 요청안을 잠정 수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염지하수로 만든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 제품생산은 하루 300톤으로 제한하고 해외수출의 경우 공급 가능한 범위에서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온 용암해수센터 내 입주기업인 오리온제주용암수와의 용암해수 공급관련 협의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제주도는 협의 내용을 반영해 오리온이 최종 제시한 요청안을 잠정적으로 수용하고 공급계약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식 공급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용암해수 공급은 계속 이뤄지며, 최종 계약을 위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5일 공식브리핑 이후 제주도와의 협의 없이 전면적인 국내 판매는 불가하다는 원칙 속에서 지속적으로 오리온 측에 해외 판매를 위해 반드시 최소물량을 제시하도록 요청해 왔다. 그 결과 국내판매를 위한 물량은 300톤, 판매유형은 가정배달 및, B2B에 주력한다는 협의안을 잠정 수용키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내용은 협의안과 같이 제한하되 수출을 위한 물량은 공급 가능 범위 내에서 충분히 공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오리온과 협의안을 바탕으로 한 최종계약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세부적인 계약조건 및 발생수익의 제주사회 환원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별도의 협약 체결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 전경 사진과 오리온 제주용암수 제품 사진. ©Newsjeju
▲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 전경 사진과 오리온 제주용암수 제품 사진. ©Newsjeju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긴 했으나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사태는 염지하수로 만든 제주용암수를 출시한 오리온이 국내시장 판매를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제주도는 염지하수의 산업화를 위해 지난 2009년 제주특별법을 개정하고 도지사가 지정·고시하는 지역에서 염지하수를 이용해 음료나 주류를 제조·판매하려는 경우 지하수 개발·이용의 허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용암해수산업단지가 조성됐으나 당시 염분을 제외한 형태로 음료를 제조할 경우 사실상 먹는샘물과 차별이 없어 시장을 민간에게 열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 이는 지하수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자 했던 공수화 취지를 크게 퇴색시킨다는 점에서 논란이 컸다. 

특히 염지하수를 급격하게 뽑아 쓸 경우 일시적 고갈이나 염해 피해 등이 우려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오로지 산업화만 바라봐온 제주도정이 결국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제주 물 산업 육성이 오히려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정책의 후퇴'를 불러왔다며 제주도가 자초한 일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오리온제주용암수와 입장차에 따라 이견이 있었지만 제주의 자원을 활용해 기업 활동을 하는 측과 제주 공공자원의 보존과 활용의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했던 제주도의 입장에서 상생 발전을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또 "사회환원을 통한 제주경제에 대한 이바지 못지않게 오리온의 원활한 해외수출을 통한 청정제주의 물 자원에 대한 해외홍보와 이를 통해 제주에 대한 관심 제고가 관광객 유치 등 도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은 제주도 경제 발전과 청정 자연 보존을 위한 지역공헌활동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며 "오리온 제주용암수 국내외 판매 이익의 20%를 제주도에 환원해 제주도 균형발전과 노인복지, 용암해수산업단지가 위치한 구좌읍 지역의 주민발전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오리온 제주용암수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면서 "오리온 제주용암수가 진출하는 국가에 제주도의 청정 자연을 알리고 수출량 증대에 따른 일자리 창출, 세수 증가 등 지역 경제 발전 및 적극적인 지역공헌활동을 통해 제주도와 상생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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