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자 이어 민주당 원로들도 반발

제주시갑 지역구의 전략공천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이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먼저 등판한 예비후보자는 물론 원로당원들마저도 "전략공천 백지화"를 요구하면서 당내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갑 선거구는 4선 의원인 강창일 현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무주공산이 되자 제주에서 가장 많은 예비후보자들이 몰린 곳이기도 하다. 제주시갑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만해도 총 9명(더불어민주당 2명, 자유한국당 3명, 정의당 1명, 무소속 3명)에 달할 정도다.  

강창일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중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택한 지역구에 대해 선거 전략상 전략공천을 검토하기로 한다는 당규를 토대로 제주시갑 선거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했다. 

전략공천이란 상대당 후보보다 당선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지역구에 중앙당 공천기구가 당내 인물이나 외부 영입인사를 공천하는 제도를 말한다. 보통 정당은 공천심사나 경선을 거쳐 선거에 나갈 후보를 선출하지만 전략공천의 경우 당 지도부가 임의로 공천 대상을 선정한다.

전략공천은 유능한 인재를 선출하기 위한 불가피한 제도라는 의견도 있으나 지역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후보를 공천하거나 기존 공천자들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구민 및 당원들의 여론이 배제된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해당 지역구에서 오랜시간 준배해 온 후보자에게는 전략공천이 달가울리 없다. 

전략공천이 확정되자 가장 먼저 제주시갑 선거구에 뛰어 들었던 더불어민주당 박희수 예비후보는 "중앙당에서 특정인을 지정해 후보로 내세운다면 지난 도지사 지방선거에서의 패배를 재현할 수밖에 없고 선거 전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반발했다. 

박 예비후보는 "어떤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간다는 건 누가봐도 패거리 정치, 밀실 야합정치"라고 비판했고, 원로당원들 역시 중앙당의 전략공천 결정을 두고 "특혜공천·낙하산공천, 제주시갑 선거구 전략공천을 반대한다"며 전략공천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이성수, 문영도, 신원호, 박진헌 등 원로당원 4인은 1일 언론에 성명서를 내고 "제주시갑의 전략공천으로 오르내리는 인물은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절 열린우리당을 박차고 나간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새누리당 출신으로 무소속의 옷을 잠시 갈아입은 원희룡 도정 1기 시절에는 송일교(송 모 교수, 일고출신, 교회인맥), S라인, 만사송통(모든 일은 송 모 교수를 거쳐야 해결된다.)이란 말이 회자 될 정도로 원희룡 세력을 등에 업고 제주도의 인사, 예산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도민으로부터 많은 논란의 중심 인물이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제주사회에서 여야를 넘나들며 막후 정치를 해왔던 또는 그렇게 회자됐던 사람이 이제와 느닷없이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할 수는 없다. 그는 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시절에 곶자왈 훼손으로 논란이 됐던 유리의성 주식을 6.4% 취득해 배당을 받았으며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퇴임 후에는 아내에게 물려 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제주도민의 민심과 그 동안 그 사람이 지역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제대로 파악한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우리 당에 경력이나 기여도 지역의 연고, 지역민심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 기준 없는 선택을 한다면 과연 누가 우리당에 헌신하고 누가 당비를 내겠느냐. 실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전략공천 백지화를 거듭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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