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경제 중 2차산업 규모 4%... 조달행정으로 이바지 한계 있으나 
제주지방조달청, 지난해 재정운영 6250억 달성을 기반으로 올해 사업비전 제시

박양호 제주지방조달청장은 제주의 2차 산업이 매우 척박하다면서 조달청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자 올해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박양호 청장은 우선 제주의 업체들이 더 많이 공공조달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제주지역의 특성인 관광을 고려해 조달청 나라장터 쇼핑몰에 여행상품이 등록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력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 박양호 제주지방조달청장. ©Newsjeju
▲ 박양호 제주지방조달청장. ©Newsjeju

조달청이라는 기관은 국민 개개인에게 직접 서비스하는 부분이 없어 일반 도민들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조달청은 공공기관이 필요한 물품이나 용역을 국내·외에서 조달해 공급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또한 시설공사 계약과 기술 인력이 부족한 기관을 대신해 공사관리를 대행하는 시설공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원자재 수급안정을 위해 싼 가격에 구매한 뒤, 원자재 가격이 폭등할 때 기업에 빌려주는 원자재 비축사업과 정부 소유의 물품과 토지에 대한 국유재산 관리, 나라장터 운영 관리가 대표적인 업무다.

지난해 조달청의 재정운영 실적은 무려 65조 3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제주지방조달청은 지난해 6250억 원을 달성하면서 개청 이래 처음으로 6000억 원대에 진입했다. 

제주지방조달청사는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지방합동청사 2층에 위치해 있다. <뉴스제주>는 제주의 척박한 2차산업 토양을 다져줄 제주지방조달청을 찾아 지난해 부임한 박양호 청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제주지방조달청의 업무 방향은?

조달청 전체 목표가 ‘혁신‧디지털‧글로벌 지향의 고품질 조달행정 구현’이다. 이 목표에 부합되는 올해 제주청의 목표 설정에 많은 고민을 했다. 제주지방조달청장 부임 전에는 계약업무의 공정성과 전문성에 중점을 둔 기능적 계약자로서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겼으나, 지금은 지방조달청이 그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제주지역은 전체 사업체 중 관광 등 서비스업이 70%에 육박하고, 건설업과 제조업은 각각 약 4%에 불과해 전통적인 조달행정이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데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에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 박양호 제주지방조달청장. ©Newsjeju
▲ 박양호 제주지방조달청장. ©Newsjeju

▲실질적인 도움이라 하면?

큰 관점으로 볼 때 조달청의 구매력을 적극 활용해서 제주지역의 상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구매토록 유도해야 보탬이 될 거라 본다.

우선 제주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지역업체들이 더 많이 공공조달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지역 조달업체들과 창업‧ 벤처기업 제품 판로를 지원함은 물론, 혁신‧신기술 제품을 찾아 공공조달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조달청은 2016년부터 창업‧벤처기업이 판매실적이나 생산시설이 없어도 ‘벤처나라’를 통해서 조달납품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었다. 그동안은 공장이나 실적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벤처나라는 작년까지 672억 원의 판매실적을 달성해 벤처기업이 좋은 기술을 가지고도 판로가 없어 애를 먹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정부의 혁신성장 8대 핵심선도사업과 미세먼지 저감기술을 대상으로 우수한 기술과 물품을 조달청 예산으로 먼저 구매하고 각 기관에서 사용 후, 피드백(feed back)을 통해 제품을 완성토록 하는 지원정책도 시행 중이다. 제주지역의 특화산업인 전기차동차 연관 산업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올해엔 제주지역 벤처나라제품과 혁신제품을 발굴‧지원하기 위해 전담관을 지정하는 등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제주지역만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지역의 산업구조에 맞춰 관광산업에 지원할 방침이다. 제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지인데도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된 여행상품이 없다.

때문에 제주지역만의 특화된 계절별‧테마별 힐링캠프와 같은 공공 수요 맞춤형 여행상품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유관기관과 협의해서 매력있는 조달상품을 등록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통해 전국 공공기관이 더 많이 청정 제주지역을 방문하리라 기대되고, 이는 제주지역의 경제에 많은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계획은 좋지만 조달청만의 노력으로는 힘들 거 같기도 하다.

말로만 외치는 계획이 되지 않도록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준비가 이미 시작됐다. 지방조달청의 힘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같은 뜻을 가진 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지난해 12월에 원희룡 지사 및 정무경 조달청장과 함께 '벤처나라' 지원 업무협약(MOU) 체결했다.

올해부터 제주도는 도내 창업‧벤처기업 중 기술력과 공공조달 판매 가능성이 높은 업체를 조달청으로 추천하면, 심사를 통해 벤처나라에서 공공기관에 수의계약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선 우량거래처를 확보하는 셈이다.

지난해 9월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제주지역본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도내 창업기업부터 지원하고자 석세스 코칭프로그램에 참여해 공공조달시장 진입 등 조달청 지원정책 소개와 미래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제주지역 조달기업들을 위해 각종 간담회나 설명회 때 조달 우수제품, 벤처나라‧전통상품 소개를 통해 ‘성장 사다리’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박양호 제주지방조달청장. ©Newsjeju
▲ 박양호 제주지방조달청장. ©Newsjeju

▲지난해 부임한 이후 제주조달청에 변화를 준 부분이 있다면

지난해 4월 17일 제주지방조달청장으로 부임 후 직원들에게 "모든 일에 철저한 계획을 수립하고,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자"고 당부했다. 지방조달청은 제도나 규정을 스스로 만들 수 없고, 업무량이 많아 자칫 계획 없이 과거를 답습하다간 수동적으로 일하기 쉽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행정을 위해 우리 스스로 독려하자고 강조한다.

제주청 조달사업 실적도 많이 상향됐지만, 신규 조달물품 발굴에도 노력해서 '벤처나라' 상품 7개사 31개 품목과 전통문화상품 2개사 4개 품목, 그 밖에 도내 생산품 20개사 242개 상품을 조달물품으로 등록했다. 또, 제주지역의 기관, 건설회사, 감리업체 대상으로 시설업무 '공사관리 업무 마스터플랜 수립'에 대해 강의 자료를 직접 만들어 조달청 공사관리업무 노하우를 전달하는 등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시설분야 고객만족도가 청 전체에서 상위권으로 급상승했고, 학습 우수부서와 홍보분야 최우수 지방청으로 선정됐다. 종합적으로 청 전체에서 2019년도 우수부서(장려)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 제주청 직원들과 도와주신 여러 공공기관‧협회, 도내 언론사, 조달업체에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최근 제주조달청에 대한 제주지역의 수요기관들의 평이 좋다.

지난해 제주지역의 조달고객을 많이 만나도록 노력했다. 부임 후 여러 수요기관이나 중소기업중앙회 제주본부, MAS협회 제주지회 및 조달업체와 간담회를 20회 이상 가졌다. 특히 그 동안 관심받지 못했던 여성경제인이나 영세 소규모 제조기업도 직접 찾아가 어려움을 듣고 이를 해소해 드리려고 많이 노력했다. 이런 만남에서 정성을 다하려고 노력한 부분이 좋게 평가 해주신 것 같다. 

▲제주도민들에 전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지역의 기업정책과 지원을 담당하는 각 기관 및 협회, 조달업체들과 협력체계를 긴밀히 구축하고 정기적인 정보교환이나 교류를 확대해 노력이 결실을 맺도록 하겠다. 생각이 바뀌면 습관과 행동까지 바뀌어 결국 운명이 바뀐다는 말처럼, 큰 생각으로 제주지역의 큰 미래를 위해 작지만 큰 제주지방조달청으로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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