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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사무소 양석전

2005년에 공직에 입문하여 환경, 산업분야 등 여러 업무를 경험해 보았으나 2020년 상반기 인사를 통해 처음으로 세금과 관련한 업무를 맡게 되었다. 업무를 맡은 후 몇 일 동안 멘붕상태에서 베테랑 직원들의 업무를 옆에서 지켜보며 기본적인 서류발급을 배우고 틈틈이 세무업무를 공부하는 와중에 문득 세금은 왜 생겼고 어떻게 발전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발생했다. 여기저기서 세금의 역사를 알아보다 독자들과 재미있게 공유할 가치가 있는 세금의 역사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고자 한다.

역사적으로도 세금 징수 방법의 발전은 그 국가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였다. 세금을 뜻하는 한자의 어원을 살펴보면 세금의 의미와 탄생에 대해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하다. 세금(稅金)의 ‘세(稅)’는 곡식을 나타내는 ‘벼 화(禾)’와 ‘바꿀 태(兌)’가 합쳐져서 만들어졌는데, 여기서 ‘兌’는 ‘빼내다’의 뜻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수확한 곡식 중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몫을 떼고 나서 나머지를 관청에 바치는 것이 세금인 셈이다.

석기를 주로 사용했던 원시 부족 사회에서는 필요한 물품을 공동으로 생산하여 구성원들이 나누어 가졌다. 농경사회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고, 농업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인류는 자신이 먹고 남는 생산물을 축적하게 되었다. 그러자 더 많은 생산물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과 전쟁이 발생하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어 시설을 만들고 부족구성원들은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공동의 경비를 지급한 것이 일정한 규칙을 갖게 되면서 지금과 같은 세금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세금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4000년께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점점 불어나는 세금을 일일이 기억할 수 없게 되자, 한 부족장이 고민 끝에 점토판에 세금의 모양을 그림으로 그려 기록을 했던 것이다. 벼이삭 모양을 그리면 쌀이라는 뜻이고, 과일 모양을 그리면 과일이라는 의미로 서로 약속해 쓰기로 한 것이라고 한다.

세금은 국가의 지도자가 권력을 유지하는 핵심도구이기도 한데, 이는 영국의 대헌장의 내용(왕의 세금 징수 권한을 제한)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왕노릇도 결국 돈이 있어야 해 먹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금 내기 싫어하는 건 어디든 공통인 듯 하다.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저항을 흔히 조세 저항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명나라 말기를 들 수 있다. 당시에 인구 파악의 어려움으로 원액주의(중앙 정부가 ‘월마다 세금 1억씩 니네가 알아서 걷어와’라고 액수만 정하는 것)로 지역에 할당을 했는데, 관리들이 뇌물을 먹고 부유층의 세금을 감면해주었다. 하지만 액수는 채워야 했기에 만만한 농민들에게 부족분을 추가했고, 감당이 안 되는 농민들은 도망을 갔다. 그럼 또 그 부족분을 남은 농민들에게 다시 물렸고, 흉년이 오자 세금 내느라 남은 게 없던 농민들은 굶주려 죽거나 식인까지 했다. 이는 결국 반란으로 이어졌고, 명나라가 무너지는 큰 요인이 되었다.

미국인 경우도 비슷한 케이스이다. 영국은 1760년대에 접어들자마자 아메리카 식민지에 새로운 세금을 잇따라 부과했다. 1764년 설탕세법, 1765년 인지세법에 이어 1766년에는 타운센트조례까지 도입함으로써 식민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자초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자신들의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의회에서 결정한 세금은 납부할 수 없다며 이 법안의 철폐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영국은 식민지 주민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였지만, 차에 대한 세금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자 격분한 주민들이 보스턴항에 정박 중인 동인도회사의 배 2척을 습격해 300여개의 차 상자를 바다에 내던진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이 그 유명한 보스턴 차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자치정부를 수립한 식민지 주민들은 1776년 7월4일 드디어 독립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만큼 세금의 역사는 혁명의 역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역사적 과정을 살펴보면 세금은 국민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이라 볼 수 있다. 세금은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불가결 제도이다. 오죽했으면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이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죽음이고 하나는 세금이다.”라고 얘기 하였을까. 짧지만 세금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공부하면서, 지방 세무업무를 집행하는 한사람의 공무원으로서 주민들이 불공정하고, 잘못된 세금을 내지 않은 수 있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공부하고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가다듬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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