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시설관리팀장 변태호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온 나라가 비상이다. 이러한 시기에는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극히 민감하다. 만약 옆 좌석에 앉은 관객이 “콜록, 콜록” 기침한다면 대개 움찔할 것이다.

대다수 공연장은 객석 어느 곳에서나 잔향이 남도록 설계되어 있다. 때문에 공연장 안에서는 작은 기침 소리도 크게 들린다. 클래식 공연장처럼 고요가 요구되는 곳에서의 기침은 ‘에티켓 없는 사람’으로 눈총 받는다.

기침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1999년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뉴욕필하모닉 공연도중 일어난 일이다. 지휘자인 쿠르투마주어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3악장 라르고에 접어들자마자 무대를 나가버린 것이다. 객석 앞자리에서 들리는 끊임없는 기침소리가 그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 까닭이다. 지휘자가 퇴장하는 순간 관객들도 후련했는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이처럼 기침은 휴대폰 벨소리와 함께 공연을 방해하는 주요인으로 꼽는다. 휴대폰은 꺼버리면 된다. 하지만 기침은 피할 수 없는 생리현상이다. 기침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괜찮다가도 공연장만 가면 기침이 나오는 사람이 있다. 마른기침은 긴장할수록 더 쉽게 나온다. 긴장할 때 발생하는 심인성기침이다. 심인성기침에는 물과 사탕이 효과적이다. 물을 마시거나 사탕을 먹는 것이 마음을 안정시켜 기침을 정화해주기 때문이다. 음식 반입을 일절 금지하지만 사탕만큼은 오히려 배부해주는 공연장이 있을 정도다. 기침예방용이다.

입장 전, 생수를 마시거나 목캔디와 같은 사탕을 준비해서 먹어보자. 기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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