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4번째 확진자 A씨와 동선 거의 일치, 조사 끝"이라 했으나...
기존 4명 확진자와 달리 B씨 나이, 성별, 직업, 동선 모두 비공개... 대체 왜?

제주 네 번째 코로나19 확진자인 A(46,남,제주도민)씨와 함께 제주에서 머물다가 대구로 돌아갔던 지인 B씨도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제주특별자치도는 B씨에 대한 세부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의문을 낳고 있다.

배종면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6일 진행된 34차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제주에 머물렀을때의 B씨 동선이 A씨와 거의 일치했다"며 "지난 2월 27일 뉴월드마트에 들러 직원 1명이 추가로 더 자가격리 조치한 것 이 외에 별다른 조치를 할 필요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배종면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6일 코로나19에 대한 34차 합동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배종면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6일 코로나19에 대한 34차 합동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자단에서 B씨에 대한 성별이나 나이, 직업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으나, 배종면 단장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라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기자단에선 "현재 4번째 확진자까진 나이와 성별, 직업 모두를 공개했으면서 왜 B씨는 공개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방역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는 같은 답변으로만 대응하면서 추가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이어 배 단장은 "B씨는 대구 환자여서 저희가 적극적으로 역학조사 할 대상이 아니"라면서 "B씨로부터 협조를 구해 동선을 밝혀야 하는 상황인데 어제 A씨 직장 실명이 보도돼 버리면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게다가 A씨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숨겼다는 식으로도 보도되면서 둘 다 진술에 비협조적이 돼 버렸다"고 역학조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배 단장은 "그래서 두 분에게 더 이상 개인 신상정보에 대한 부분은 밝히지 않겠다고 전했다"며 "B씨에 대한 개인정보 공개는 방역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자 다시 기자단에서 "B씨 동선을 파악하는 게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하자, 배 단장은 "그 분의 협조가 있어야만 동선이 파악되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의 신상정보를 밝히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조사를 했고, 이미 동선 추적은 끝났다"고 해명했다.

허나 B씨가 지난달 20일부터 3월 1일까지 제주에 머문 약 10여 일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가 밝혀져야 A씨처럼 퀵서비스 종업원들과 뒤늦게 밝혀진 자가격리자를 발견할 수 있을 터인데도 제주도정은 '방역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끝까지 답변을 회피했다.

또한 배 단장은 "이미 동선이 방역조치가 끝난 곳들이라 B씨가 언제 증상이 나타났는지에 대한 조사도 의미 없다"며 "저희는 방역대책에 도움이 되는가만을 판단한다. 수사기관이 아니"라고 재차 답변을 할 필요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현재 제주도정은 B씨가 제주에 머물렀을 당시 어떤 일을 했는지, 직장이 있긴 했었는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만일 일을 했었다면 주변 동료가 접촉자로 분류돼야 할 터인데도 추가 조사에서 뉴월드마트 직원 1명만 자가격리 했다는 설명만으론 B씨가 직장 없이 집에서만 지냈다는 것으로 유추된다.

하지만 제주자치도는 B씨가 직장이 없다고도 밝히지 않았다. 배 단장은 "흥미거리를 위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말해 기자단의 심기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갑작스레 확대된 건, 신천지 교인들의 진술 번복이나 거짓말, 수사에 비협조적인 측면도 한몫했다. 때문에 감염병관리법까지 시급하게 개정한 국회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자가 개인신상 정보 비공개를 이유로 수사에 응하지 않는 등 역학조사를 거부할 시엔 이번에 개정된 감염병관리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제주자치도는 "B씨와의 신뢰 구축을 위해서 강제력을 동원해 물어볼 생각이 없다"고 밝혀 경찰에 의한 수사의뢰도 생각하고 있지 않음을 피력했다. 사실상 B씨에 대한 이동경로 추적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판단할 만한 정황을 확인했으나, 그걸 언론에 밝힐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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