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참여당에 이어 한화갑 전 새천년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지난 8일 평화민주당(평민당)이 창당돼 야권의 세력 구도가 정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갑 대표는 지난달 26일 "지금 민주당은 DJ 정권 사람들을 전부 내치고 있다. 정치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활용하면서 우리쪽 사람들은 지방선거 공천을 봉쇄한다"며 평민당 창당의 이유를 밝혔다.

앞서 '노무현 정신 계승'을 앞세운 국민참여당의 관계자도 "민주당의 폐쇄성이 참여당을 창당하게 만들었다"며 "민주당이 문호를 열고 공정하게 공천의 기회를 주었다면 창당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민당과 국민참여당의 창당 명분(?)에 대해 민주당 의원은 "과거의 때가 묻은 정치꾼들의 전형적인 얘기"라고 일축하면서 "민주당의 지분을 일정 비율로 나눠 달라는 그들의 주장에 누가 동의하겠느냐"고 했다.

어쨌든 노무현 정신 계승의 국민참여당에 김대중 정신 계승을 부르짖는 평민당의 창당까지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한 창당 깃발을 흔듬으로써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비롯해 수도권 일대에서 민주당-국민참여당-평민당의 야권 분열 행보는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이같은 야권의 분열을 극명하게 나타내고 있는 단적인 예가 경기도지사 선거이다.

한나라당 김문수 현 지사의 우위속에 야권의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과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후보 단일화가 물밑에서 전개되는 상황.

정가에서는 경기도의 경우 야권의 후보 단일화 없이 김문수 지사와 승부를 벌이는 것은 무의미 하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이런 가운데 유 전 장관은 지난달 25일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경기지사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쳐 얼마 전 민주당이 제시한 후보 단일화 경선 룰을 거부한 것으로 분석됐다. (민주당 안 '여론조사 40%+개방형 완전국민경선제 60%')

여기에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진표 최고위원도 유 전 장관과의 단일화와 관련, "지금은 민주당과 참여당의 합당을 먼저 이뤄야 한다"며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합당하면 유 전 장관이 제안하는 어떠한 룰의 경쟁도 수용할 수 있다"며 두 야당의 합당없는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야권 후보 단일화가 꼬여 있는 상황에 평민당까지 경기도당을 창당해 '야권 분열'에 가세하는 양상을 띄는 흐름이다. 게다가 평민당은 동교동계의 좌장 권노갑 전 의원 등 DJ 가신들을 참여시키지 못해 그 안에서 조차 당내 갈등을 겪는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야당 관계자는 "야권 난립의 시대가 되버렸다. 과거 선거를 보더라도 야당이 분열하고 승리한 예가 없다"며 "뭉쳐도 시원 찮을 판에 제 각각 흩어져 버렸으니 큰 일"이라며 지방선거 패배를 우려했다.

이와 관련, 정치 컨설팅 관계자는 "야당을 분열케 하는 가장 큰 핵심은 각 세력이 특정인의 정신적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라며 "아울러 이들의 재미있는 공통점은 자신들의 정치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김대중 정신, 노무현 정신 등 두 전직 대통령의 유무형적 모습을 들어내면서 아직도 보스 밑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딴지일보에 따르면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과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민노당 안동섭 경기도당 위원장,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등 야권 경기도지사 후보들이 15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후보 단일화를 포함해 각종 현안을 놓고 토론을 벌인다. 이날 토론회는 하니TV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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