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세계 물의 날’(3월 22일)을 앞두고 제주용천수를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9일 성명서를 내고 "물 문제는 기후변화 문제와 함께 전 지구적 환경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전 세계적으로 깨끗한 물 한 모금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인구는 수십 억 명에 달한다. 그런 면에서 제주도는 뛰어난 수질을 자랑하는 지하수를 갖고 있는 지역"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제주용천수는 지질, 생태자원으로서의 가치도 크지만 문화유산의 측면에서도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 선사시대, 도내 3대 촌락 중 하나인 외도지역에는 용천수를 중심으로 한 선사유적지와 우물터가 발견됐고 고려시대 도내 최대사찰이었던 수정사에서 쓰던 용천수(납세미물,수정밧물 등)들도 명맥이 남아있다.

항파두리 부근에는 삼별초가 사용하던 용천수(장수물,옹성물, 구시물 등)들도 잘 남아있다. 이처럼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에 이르는 역사적 의미가 각별한 용천수가 도내 곳곳에 많이 흩어져있다. 그러나 제주의 용천수는 문화유산 측면에서 상당히 높은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독일의 유명 관광지인 ‘라인스바일러’에는 1581년 조성됐다는 용천수에 ‘1581’이라는 표기를 해놓고 마을의 핵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주는 이보다 훨씬 더 오래된 역사적 가치가 남아있는 용천수들이 부지기수이지만 역사적 가치,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용천수 보전정책으로 정비 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오히려 용천수 원래의 형태가 훼손되고, 정비 이후 방치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에 분포하던 총 1025개소의 용천수 중 현재는 661개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동안 각종 개발 사업으로 수백 개의 용천수가 사라져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상황임에도 현재 용천수를 보전할 수 있는 법적장치는 취약하다. 지하수의 공수관리를 규정하고 있는 제주특별법에도 용천수 보전근거는 없는 실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 관리 조례’에도 용천수로부터 반경 50m 이내 지역에서의 지하수 개발 및 이용허가를 제한하고 있을 뿐 건축 등 행위제한 내용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용천수 보전과 올바른 이용을 위해서는 제주에 분포하는 용천수에 대해 문화재 지정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661개의 용천수 중에 기준을 마련해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곳들을 우선으로 지방지정문화재 및 천연기념물 지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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