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농수위 "도덕적 결함 보이나 전문성 탁월, 사장 역할에 적합" 판단내려

▲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 20일 인사청문회를 통과함에 따라 제 4대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에 곧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Newsjeju
▲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 20일 인사청문회를 통과함에 따라 제 4대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에 곧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Newsjeju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가 20일 진행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고용호)의 인사청문회를 '적격'으로 통과했다.

농수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인사청문을 실시해 황우현 예정자에 대한 전문성과 리더십, 도덕성 등 사장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적격이 있는지를 살폈다.

황 예정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자신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전문가임을 자처했다. 한국전력에서만 30년 이상을 근무했고, 회사를 경영해 본 경험도 있음을 드러냈다. 허나 부동산 투기로 의심될 수 있는 농지 구매가 발목을 잡을 듯 했다.

하지만 황 예정자는 농지법과 관련한 실정법을 잘 모르고, 그저 퇴직 후 노년기에 아내와 같이 땅을 일구며 살 곳을 장만했던 것일 뿐이라며 의도적인 투기 행위가 아님을 적극 해명했다.

실제 황 예정자가 경기도 양평 소재지의 1548㎡의 농지는 매입 후 6년 동안 단 한 번도 경작 행위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인사청문 위원들은 "1000㎡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경작 행위를 하지 않으면 관련법에 위반된다"며 "실제 거주지로부터도 약 40km 떨어진 곳에 있어 경작을 위해 매입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 예정자는 "동생 부부와 퇴직 후 전원생활을 위해 공동구매했던 건데, 실제 매입 후 한전제주지사 발령 근무 등의 이유로 경작을 하지 못한 건 맞다. 허나 당시 해당 군청으로부터는 매입 시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현 농지법에 위반된다고 하니 빠른 시일 내에 매각 처분토록 하겠다"는 답변으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한 뒤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이 외 황 예정자에 대한 논란거리는 사실상 거의 없었다.

이에 농수위는 인사청문 보고서를 통해 "농지 취득의 위법성 여부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지만 30여 년간 전력산업 분야 근무경력과 전문기술과 사업추진 경험 등을 이유로 에너지공사 사장직 수행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농수위는 "공사 사장 예정자로서 공사 경영상 문제점과 구조적 한계를 잘 인식하고 있었으며,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후하게 평가했다. 

다만 사업 분야 전략목표 수정 및 사업 다각화 방안은 다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경학 의원이 현재 제주가 안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정책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데 따른 황 예정자의 답변이 부족했다고 본 것으로 비춰진다.

김 의원은 "황 예정자의 정책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잘 보지 못하는 것 같다"며 "현재 제주도 내 전체 에너지 생산량 중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의한 발전계획량은 27%를 차지하고 있는데, 실제 발전량은 14%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잉여전력이 많아 오히려 출력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정책을 대폭 수정해야만 한다. 특히 에너지공사가 풍력 말고 하는 게 거의 없어 사업다각화 고민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황 예정자는 "출력제한 문제나 주민수용성 또는 환경가치 등의 문제를 생각할 때 환경과 개발이 양립할 수 없다. 환경을 생각하면 개발하지 말아야 하나, 최적점을 찾아내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여기엔 주민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장소통을 통해 풀어가겠다"는 답변으로 돌파했다.

농수위는 "허나 30년간 전력사업 분야의 근무경력을 바탕으로 전문기술과 제주특별자치도의 CFI(카본프리아일랜드)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경영개선과 조직혁신 등 제주에너지공사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보여 사장직 수행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인사청문 결과 '적합'으로 판정됨에 따라 제주도의회는 인사청문 보고서를 제주도의회 의장에게 보고하면, 의장이 원희룡 지사에게 넘겨 사장 임명을 결정하게 된다.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자리 공석 상태가 길었던만큼 곧바로 임명될 것으로 보여지며, 황우현 예정자는 오는 2023년까지 제 4대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황우현 예정자는 군 장교 전역과 대학을 졸업하면서 기아자동차에서 일한 뒤, 한국전력공사에서만 32년 10개월을 근무했다. 한전 제주본부장을 2016년 말에서 2018년 초까지 1년 반 동안 제주에서 지낸 바 있으며, 이후 인재개발원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8월에 서울과학기술대 연구교수로 재직해 왔다.

제주의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개발 책임자이기도 했으며, 한전 근무 중 여러 포상도 수상했다. 올해 3월 1일자로 정교수로 임용이 결정됐으나, 황 예정자는 제주에너지공사에 임명될 경우 교수직을 사직하고 사장직에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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