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7일 "아무리 좋은 약속을 한들 지키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모교인 서강대에서 열린 개교 50주년 기념식에 참석, 명예박사학위 수여 수락연설을 통해 "(12년 전에) 처음 정치를 시작한 이후 제도적 개혁이 많이 됐다. 그러나 정치 불신이 그때보다 더 커졌을지도 모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법과 제도를 개혁해도 지키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핵심은 제도가 아니라 실천이고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라고 부연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최근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당내 친이(친이명박)계가 수정안으로의 당론 변경을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가운데, 다시 한번 원안 고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표가 공개 강연을 통해 정치적 의사를 피력한 것은 지난해 5월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 이후 처음이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지금 대단히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며 "과거 우리는 경제 발전에 성공했지만 이제는 정신적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간과된 무형의 가치,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발전의 큰 축은 정치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그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국민통합도 이룰 수 없다"며 "저는 무엇보다 우리 정치를 발전시키고 우리 사회를 신뢰 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꿈이 있다"고 신뢰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박 전 대표는 "모교가 (1974년에 이어) 준 두 번째 학위를 계기로, 우리 정치를 선진 정치로 만들고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어 꼭 좋은 꽃과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학위는 박 전 대표가 받은 네 번째 명예박사 학위로, 정치학 부문으로는 지난 2008년 부경대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에는 허태열 최고위원과 이정현, 박종근, 손범규, 조원진, 이원복, 이학재, 김선동, 이성헌, 이혜훈, 유정복, 김옥이, 서상기, 진영 등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10여명과 서강대 동문인 친이(친이명박)계 권택기 의원이 참석했다. 서강대 교수 출신인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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